재치있는 입담과 화술, 웅변에 이르기까지. 공모(비평)

대상작품: 피어클리벤의 금화 (작가: 신서로, 작품정보)
리뷰어: 김명환, 17년 7월, 조회 332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나에게 있어 브릿G에서의 첫번째 소설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판타지 추천란 가장 위쪽에 있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작은 플렛폼에서 1위를 차지하는 작품이 재밌다면 얼마나 재밌겠는가?

단문 응원과 편집자의 추천, 리뷰까지 대충 훑어보고서 나는 1편을 클릭했다. 그리고 거의 세 시간 동안 이 소설을 한방에 내달린 다음,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와 씨. 이건 뭐지?’

 

거대하고 위압적인 용의 앞에서 일말의 두려움도 내비치지 않은 채 교섭을 하던 소녀는, 양 떼를 약탈하러 마을로 쳐들어온 고블린들을 설득하는가 하면 이제는 천 년간 숲을 지켜온 존재를 감회 시키기까지 한다.

세계관, 스토리, 설정… 무엇 하나 독특하고 치밀하지 않은 점이 없었지만,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재치 있는 입담이었다.

꿈속에서 벌어지는 용과의 농담 따먹기를 지나, 모험가와 기사들의 톡톡 튀는 대화, 그리고 우두머리 고블린의 고블린 답지 않는 지적인 논박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말투가 모두 구분이 갈 정도로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이 보인다. (비중이 극히 적은 아주 일부를 제외하면…) 모든 대화에는 멋부림이 없고, 가감이 확실하다. 이런 건 정말 본 소설의 작가에게만 있는 많은 사람들의 어투를 분석해보지 않고서는 감히 이루거나, 쫒아갈 수도 없을 능력으로까지 보일 지경이다. (실제로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런 필력을 완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직 피어클리벤이라는 배가 닿게 될 목적지는 확실히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은 이 소설이 아직 2부 초반에 불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감히 이 피어클리벤의 금화에 승선하고 싶어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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