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 그렇지만 제국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오크 변호사 (작가: 유권조 프리미엄,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23년 10월, 조회 31

인간 외에도 다양한 지성체가 나오는 판타지는 많다. 그래도 주인공 및 조연이 되는 건 엘프, 드워프 정도로, 드래곤은 그 강력함 때문에 캐릭터보다는 변덕으로 인한 일시적인 도움, 혹은 주인공의 성장을 돋보이게 해 줄 무시무시한 보물상자 쯤 된다.

다른 종족은? 마족으로 묶이거나 그냥 괴물이다. 퇴치의 대상이자 그저 피해만 주는, 이를 테면 좀비물의 좀비처럼 죽이고 찢어도 어떤 죄책감도 없는 대상. 아예 생물체조차 아닌 세계관도 있고, 고함과 비명 외에는 대사로 칠 수 있는 게 없을 때가 많으며, 설령 다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다지 의미심장하지도, 생각이라는 게 있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1권에 등장해서 힘은 없고 정의감만 있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양아치 정도나 될까.

그런 종족 중 개인적으로 자주 등장한다고 느끼는 고블린, 오크, 오우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이 신선했다. 그들도 배가 고프고, 일을 하고, 더 배우고 싶으며, 가족을 꾸리고 내일을 꿈꾼다. 더 나은 내일을.

하지만 덩치부터 수명, 신체 구조까지 다른 그들을 오로지 ‘하등종족’으로 묶는 제국은 너무도 거대해서, 그렇게 일컬어지는 이들은 구조적 착취와 교묘한 선동으로 이용당하고 버려지기를 반복해왔다. 이야기는 그 중 하나인 오크이자 국선 변호사인 다밀렉을 주인공으로 시작한다.

여러모로 다른 환경과 상황, 사고 방식을 봐서 즐거웠고, 거의 매화 죽기 직전까지 구른 다밀렉과 동지들의 안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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