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프롤로그부터 최신화(158화 : 선악과 30편)까지 읽고 쓴 리뷰입니다.
1. 헌사
제가 드디어 선연님의 <피에타>를 최신화까지 전부 쫒아가서 읽었습니다. 2023년 6월 9일 기준으로 최신화인 선악과 30편(158화)까지를 읽었지요.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피에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제대로 꽂혀서 미친듯이 읽은 감상을 리뷰로 적고자 하옵니다. 선연 작가님께선 7부작으로 계획 중이신데, 현재는 3부까지만 나온 상태입니다. 선연 작가님이 작성한 <피에타>의 분량이 2023년 6월 10일 오후 6시 10분 기준으로 7073매인데 만약 7부작으로 연재를 한다면, 분량이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피에타>가 장편소설로 출판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섬세한 문체와 탄탄한 구성, 캐릭터들 사이의 로맨스, 잔인한 연출, 그것을 뛰어넘는 참신한 전개 등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웠던 부분들이었습니다. 만약 책으로 출간된다면, 테네브리스나 코키투스 등의 지도들이 함께 첨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연 작가님이 <피에타>를 만들기 위해서 기독교와 악마,서양 고전들을 상당히 많이 독파하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떤 회차에선 달달하고, 어떤 회차에선 슬프고, 어떤 회차에선 잔인하지만, 어떤 회차에선 감성적인…
언어와 감성을 자극하는 마법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연 작가님은 독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고 눈물샘도 자극하는 분이십니다. 선연 작가님은 이미 완성형이지만 선연 작가님이 앞으로도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성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선연작가님의 대한 헌사를 마치고 작품 <피에타>의 리뷰를 적어보겠습니다.
2. Pietà
‘피에타’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체로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1475~1564)가 조각한 바티칸 시국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피에타라는 조각을 떠올리실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기독교 예술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싶었는데 선연작가님의 댓글에 따르면 Pietà가 이탈리아 어로 자비(慈悲,Mercy)라는 뜻이며 작품의 가장 큰 주제이기 때문에 제목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자비란 어려운 이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것을 뜻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종교에서 자비를 주요한 미덕으로 간주합니다.
그럼 이제 작품 <피에타>의 줄거리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밀턴의 심리상담사로 일하는 사라 모건은 살인범으로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루인 하르만’을 상담하러 방문합니다. 루인 하르만은 불가사의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했으며, 루인 하르만에게 살해당한 피해자들은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독실한 신자들을 목표로 삼지요. 루인 하르만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중에선 사라의 언니이자 유명한 소설가 세라 모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라는 루인 하르만이 자신의 언니를 왜 살해했는지를 파해치기 위해서 왔지만, 역으로 루인 하르만에게 말려듭니다.
상담은 종료되고 루인 하르만은 교도소의 간수들을 살해한 뒤, 유유히 교도소 밖으로 탈출합니다. 사라는 기절했지만 악마 ‘벨리알’에게 구조되어 호라이즌 백작의 성에 머물게됩니다. 호라이즌 가문은 테네브리스를 다스리는 유서깊은 귀족이며, 호라이즌 가문의 영주인 ‘앤드류 카를로스 드 에리나 호라이즌’ 백작은 공작에 비견될 정도로 상당한 지위와 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앤드류 호라이즌 백작은 악명이 높은 사람입니다. 백작이 어린 나이에 자신을 제외한 호라이즌 성의 귀족들과 하인들을 모조리 살해했으며, 호라이즌 성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라는 호라이즌 성을 탐색하면서 악마의 대한 지식과 호라이즌 가문이 악마를 숭배하는 가문이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또한 악마 벨리알은 앤드류 호라이즌 백작과 계약한 상태라는 것, 호라이즌 성의 집사와 사용인들은 악마가 부리는 그림자들로 현 시점에서는 이미 죽은 자들이라는 것도 알게되지요. 앤드류 호라이즌 백작은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루인 하르만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백작과 동료들은 루인 하르만에게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며 같은 목적을 위해서 뭉친 사람들이었죠. 물론 동료들도 악마와 계약한 사람들입니다.
사라는 자신도 루인 하르만에게 복수를 원하니 백작의 동료로 받아주길 바랍니다. 백작은 처음엔 거부했지만, 악마 벨리알의 시험을 통과하자 끼워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사라는 백작과 백작의 동료들, 그리고 악마들과 함께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며 루인 하르만을 쫒아갑니다. 최신화(158화 = 선악과 30편)을 기준으로 앤드류 호라이즌 백작의 어린시절이 나오고 있습니다. 앤드류 호라이즌과 ㅇㄷㄹ(앤드류 호라이즌과 썸씽?이 있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연재 중이지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작품 <피에타>를 감상하시면 ㅇㄷㄹ가 누구인지를 알게되실 것입니다.
처음에는 사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안개로 뒤덮인 비밀이 점차 실마리를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ㅇㅇ(앤드류 호라이즌을 짝사랑함)의 이야기에서 많이 짠내가 났습니다. 아름다운 남자로 태어났지만 아름다운 여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미인박명을 재현한 캐릭터란 말이죠. ㄹㅇ(앤드류 호라이즌에게 고용된 동료?)도 예상치 못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전 처음 ㄹㅇ을 봤을 때, ㄹㅇ은 유복한 집안에서 교육 잘받은 신사라서 불행따위는 모르고 살아온 캐릭터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화재 속에서 동생의 죽음을 목도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서 복합적이었어요. ㅇㅋㅅ라는 가명을 가진 ㅇㄱㄴㅅ(루인 하르만과 ㅇㄷㄹ와 함께 다니는 남장여자)도 그냥 전형적인 팜므파탈 캐릭터로만 쓰일 줄 알았는데 서사를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라는게 점점 나와서 그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작품 <피에타>에 등장하는 악마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단순하게 사악하고 못된 녀석들이 아니라 인간처럼 감정도 있고, 철학자 같은 면모가 있거든요. 솔로몬의 72악마들에 등장하는 녀석들과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적인 악마들입니다.
그래서 <피에타>를 읽으면서 선연 작가님이 캐릭터 빌딩을 진짜 잘한다고 느꼈습니다. 등장인물 대다수가 미형의 외모를 가진 캐릭터들인데 읽으면서 거부감이 들지도 않고, 하나하나 공감이 된단 말이지요. 그런 점이 작품 <피에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피에타>를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 비탄에 잠긴 성모여,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르네상스의 천재, 미켈란젤로. 화가, 건축가, 시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가장 사랑했던 것은 조각이다. 그에게 조각가로 명성을 안겨 준 첫 번째 작품이 ‘피에타’다.
미켈란젤로를 후원해줬던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가 1492년에 세상을 떠나자 1496년 미켈란젤로는 로마에 정착하게 되고 ‘피에타’를 제작하면서 급속도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피에타’라는 말은 경건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매장하기 위해 아리마태아 요셉과 니고데모에게 시신을 넘겨주기 전에 잠시 무릎 위에 끌어안고 기도하는 장면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복음서나 외경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이 이러할 것이라는 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원전은 없지만 어머니의 고통을 드러내기 위해 성모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켈란젤로는 산 디오니지 추기경의 주문을 받아 ‘피에타’를 제작하게 되는데 어려운 주제였지만 작품을 제작해 보고 싶었던 차에 추기경으로부터 좋은 조건의 의뢰를 받기에 이른다.
그는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실험을 하게 된다. 대형 조각상을 조각하기 위해서는 2m가 넘는 대리석이 필요했는데 이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문제였다. 먼저 작품을 점토 모형으로 제작하고 대리석으로 옮기는데 역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미켈란젤로는 성모의 슬픔과 비애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종교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성모의 얼굴에 표정을 실어 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예수가 죽을 당시 마리아의 나이가 오십이 넘어 젊은 예수의 시신을 어떻게 무릎 위에 앉히는 가가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미켈란젤로는 단테의 ‘신곡’ 중에 ‘성모, 당신 아들의 딸(천국편, 33)’에서 영감을 받아 50대의 성모를 소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는 정숙한 여인은 다른 여인들보다 젊음이 더 오래 유지된다고 단언했다. 즉 마리아의 순결함이 영원한 젊음 속에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정통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예수를 성모의 무릎에 눕히는 방식을 택했다. 마리아의 품과 무릎은 교회의 제단을 상징하고 예수는 제단에 받쳐지는 제물을 상징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교회의 의미를 상징하기 위해 마리아의 오른손은 예수의 상체를 받쳐 들고 왼손은 바깥으로 뻗어 있게 제작했다. 성모가 앉아 있는 좌대는 거친 골고타 산을 상징한다.
많은 사람들은 ‘피에타’ 조각상을 보고 어린나이의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미켈란젤로는 그 말을 듣고 성모의 가슴을 사선으로 두른 띠에 ‘미켈란젤로 보나로투스 플로렌티누스 파치에바트’라는 서명을 새겨 넣었다. 이 작품이 그가 사인한 유일한 작품이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의 이 작품은 피라미드 구조로 성모 마리아의 얼굴과 주름진 옷자락, 축 늘어진 예수의 시신 등 그리스 조각에서 영향을 받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그는 2년 동안 ‘피에타’에 매달린 끝에 작품을 완성했지만 산 디오니지 추기경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약속받은 대금도 지불받지 못했다. 재료비는 물론 완성된 ‘피에타’를 가지고 올 경비조차 없었던 미켈란젤로는 베드로 성당 구석에 세워 놓은 채 피렌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오늘날 베드로 성당(산피에트로대성당)에 ‘피에타’가 있게 된 것이다.
「피에타의 비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피에타’」
박희숙(서양화가, 미술칼럼니스트), 2012. 4. 23. ⓒ ScienceTimes.
선연 작가님께서 작품의 제목으로 선정한 ‘피에타’가 작품의 큰 주제를 포괄하고 있다고 하여 저의 해석을 덧씌워서 결말을 유추해보고자 합니다. <피에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겐 저마다의 과거가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아프고 어두웠던 시절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쉽게 씻어낼 수 없는 큰 상처이지요. 사라의 경우엔 언니의 죽음, 앤드류의 경우엔 ㅇㄷㄹ와의 갈등?이 가장 큰 과거의 상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결국 서로를 용서하며 자비의 미덕을 실천할 것입니다.
악마와 계약을 했으니, 혹은 악마와 얽혀있으니 영원히 고통받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며, 슬픔과 비애에 빠진 캐릭터들이 결국 성모처럼 자비와 경건함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게 저의 추측입니다. 하지만 진짜 결말은 선연작가님만 알고 계시겠지요. 차후 전개가 어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선연 작가님께서 절필하지 않고 계속 연재하길 바랄 뿐입니다. 그럼 이만, 리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