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소설을 쓰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므로 소설이 독자를 가린다고 해서 그 점이 고쳐야할 점인지 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제게는 불친절한 소설이었습니다. 줄거리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감정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전에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는데, 그것은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봤을 때였습니다. 그때도 저는 영화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해 등장인물로부터 완전히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작품은 분명 인물은 어떠한 감정 상태에 놓여있고 작품이 진행되면서 그 감정은 더욱 선명해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만 그 일들은 작품의 시작지점에 저를 내버려둔 채 일어납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미 내면에 이러한 상처를 가지신 분은 도전해볼만한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