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이야기.
이번 주말에 지언 작가님이 쓴 <월하선녀도 미술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월하선녀도>의 배경은 근세 일본이며, 장르는 판타지와 역사를 합친 타임 리프 장르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일본에서 명성을 날리던 젊은 화가, 이즈미 세이시로는 어느 새 공허한 생활에 실망했고, 혼자 시골에 은둔하면서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세이시로는 설녀를 떠오르게 하는 신비로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월하선녀도>를 처음 읽었을 때, 제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유는 지언 작가님이 쓴 작품 활동을 보면 한국을 다루고 있어서 반신반의했지만,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월하선녀도>에 나타난 신비로운 여인, 일본의 미
<월하선녀도>에서는 화가 이즈미 세이시로, 미술 상인, 사토 유키오가 나오지만, 그 작품 8화에서는 신비로운 여인이 처음 등장하는데, 지언 작가님은 글귀를 통해 그 자태를 묘사했습니다.
‘세이시로보다 한뼘 작은 키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마치 향유에 흠뻑 젖은 듯 진한 흑색이 감돌았다. 마주본 얼굴이 희다 못해 살얼음처럼 맑고 투명했고, 어둠속에서도 은은한 빛을 머금은지라 구태여 불빛을 비추어보지 않아도 온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들여다볼 지경이었다.’
그녀의 성격은 밑도 끝도 없이 따뜻해 보이지만 실은 굳은 심지가 있고, 언뜻 소박해 보여도 기품이 있고,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범접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작가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검은 흑발, 하얀 피부와 붉은 입>
저는 지언 작가님이 그려내는 여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모순에 마주쳤습니다.
<월하선녀도>에 드러나는 일본 미인의 이데아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동아시아, 특히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검은 흑발, 하얀 피부와 붉은 입을 가진 늘씬한 미인을 좋아했습니다. 검은 머릿결을 따라 흘러내리는 희고 가는 목,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기모노..
학 처녀. 기타노 쓰네토미 / Kitano Tsunetomi (北野 恒富, 1880-1947)
학 처녀. 1925년 작. 야마카와 슈호 / Yamakawa Shuho (山川 秀峰, 1898–1944)
호반 (호수 근처에서) 1897년 작. 구로다 세이키 / Kuroda Seiki (黒田清輝, 1866-1924)
<聴雨.> 고바야카와 기요시 / Kobayakawa Kiyoshi. (小早川清 1899-1948)
근대 일본화를 감상하면서 느낀 생각은 일본 화가들이 그려내는 미인의 분위기를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던 도중, 저는 어떤 여인의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이 뛰었습니다. ‘바로 그 여인이야! 지언 작가님이 신비로운 여인의 이미지를 그려낼수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일거예요…’
요시나가 사유리 (吉永 小百合)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자태였다. 아름답다 못해 현실감이 없는 그 미모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다름아닌 도톰한 붉은 입술로, 마치 앵두를 입에 문 듯한 그 새빨간 빛깔과 가녀린 몸에 걸친 쪽빛 기모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