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그 너머로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불꽃축제 (작가: 피스오브마인드,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22년 10월, 조회 16

재밌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래 전에 여의도에서 보았던 그 환하고 환상적인 불꽃들이 예쁜 꽃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올해도 불꽃축제 소식을 끝이 나고서야 알았지만 미리 알았더라도 가지 않았을 것 같다. 요즘같은 날씨에 덜렁이는 전차의 한 여자의 이야기는 봄꽃같은 로맨스에 칼칼한 양념을 붓는 매운맛과 깊이가 느껴지는 밝음과 어둠이 동시에 묻어나는 작품이다.

 

스릴러 소설을 읽을 때는 조금 더 마음의 고삐를 잡고 작품을 대한다면 로맨스 소설은 마음 편히 부담없이 글을 대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 있어 이 작품은 가볍게 시작했다가 마음이 무거워지는 글이었다. 적재적소의 인물들과 묘사가 찰떡같다. 계약직으로 불안하게 있던 그녀를 송차장이 잘 봐줘서 한 회사의 정직원이 되었지만 눈도 닫고 귀도 닫고 입도 닫는 사람이 되어 힘겹게 회사의 일을 이어 나간다. 어쩔 수 없는 미생의 한 사람으로 마음과 달리 웃어가면서.

 

회사의 짙은 그림자 사이에서도 꿈처럼 달콤한 바람이 담희에게도 온다. 달지만 만지지 못하는 푸른 빛깔의 그린 라이트. 비록 반쪽만 빛이 도는 빛깔의 색을 고스란히 감추고 그이의 뒷 모습만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그 남자의 마음. 시간이 지나고 환하고 밝은 빛은 넘어가고 어두운 빛깔의 세계가 넘실된다. 이미 곳곳에 사건을 일으킬만한 장치들 혹은 수많은 암시들을 보고도 지나쳤던걸까.

 

이야기는 순식간에 담희의 일상을 파고들어 뒤집어 버렸다. 빛과 그림자 그 너머로. 관계되었지만 관계되지 않은 시간은 그 순간 깨져버렸다. 허공으로 멀리. 와르르 무너져버렸지만 처음부터 견고하게 쌓아올린 이야기의 탑이 매끄럽고 공력이 깊어 다채롭게 퍼져나가는 이야기가 어디로 굴러갈지 모르는 이야기의 늪에 빠져 버렸다.

 

깔끔하지만 향긋한 고혹적인 향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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