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사님의 <언어의 진화>를 읽으면서 한참을 깔깔거렸다. 짧지만 재밌는 이야기였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구사하고 있는 언어는 이전의 시대에도 이후의 세대에도 조금씩 양상이 달랐다. 정제된 언어로 쓰이는 때가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의 공간에서는 효율적이고 빠른 말을 구사한다. 직선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말들의 조합이. 그러다 다시 구성원들은 말의 높임과 예절의 양념을 곁들인다. 유행하듯 바뀌는 언어의 높낮이는 세대를 넘어 때때로 바꿔나갔다. 어떤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척도이지 않을까.
뒤척이는 언어의 변모를 짧게 요약하듯 시간을 뚜렷하게 바뀌는 존대와 반말의 이모저모를 넣어 이야기를 풀어내니 깔끔한 맛의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왔다. 요즘의 줄임말이 어색하고 유행처럼 붙이는 말의 거친 표현에 놀라워 하지만 시간을 돌이켜보면 그런 유행에 민감 할 때가 있었다. 그런 표현이 나인 것 처럼 착착 달라붙은 줄임말도 거친 표현도 유행처럼 다가왔다 스르르 사멸되어간 언어적 표현도 많았다. 그래서 요즘에 나오는 줄임말에 대해서 더 깊이 알기보다는 몇 개의 문장들과 단어의 조합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언어적 진화의 물결을 느낄 뿐이다. 그것 또한 돌고 도는 것들의 하나이기에.
공기처럼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것이 업적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시간적 틈을 글 속의 언어 연구가인 강동효씨가 잘 파고 들었다. 이미 우리가 체감해온 언어의 시간들. 더해지는 시기와 탈락되는 순간의 의미를 그의 언어적 연구로 그려낸 것이 흥미로웠고 웃게 만드는 유머의 조합은 독자로 하여금 짜릿하게 읽히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