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감상

대상작품: 어깨 너머로 어머니의 뼈를 던져라 (작가: 호드미미르,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2년 10월, 조회 11

해부학 교실에서 일하는 그, 언뜻 보기에 직업의식이 그렇게 투철해보이지 않는다. 죽음 뒤에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종의 회의감까지 느낀다.

어느날 의과 대학 교수가 선택한 카데바 581번. 그 시신을 바라보며 마치 시신의 의식이 붙어 있어 살려달라고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환청을 듣기도 한다.

그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집주인은 한의사 자격증이 없지만 이상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장사를 이어나간다. 여자아이를 남자아이로 바꿀 수 있다는 이상한 말들로 현혹시키며. 어느 날 갑자기 자살한 주인집 부인. 건강상 그 방법으로 자살할 수 없었고, 집주인이 자살로 위장해 죽인 듯하다. 산파와 집주인의 아들이 바로 그 해부학 교실에서 일하는 그.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산파가 아이를 뒤집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산파의 아들이 그 아이를 산에 묻었다.

죄책감에 계속 시달린 그.

산모의 몸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 된 아이에게 세상도 보여주지 못한 채 묻어버려야했던 자책감에서 선택한 직업일 듯하다. 죽은 사람의 마지막은 적어도 정식적으로 마무리 하려고. 처음 시작했던 의도와 달리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고, 이 일을 시작하게한 과거를 카데바 581번이 다시금 깨우치게 했던 게 아닐까. 581번은 아마 아이가 죽여야했던 여자 아이의 산모이었을테니.

어른의 압박에 의해 아무 힘이 없던 아이가 저질러야했던 일은 누가봐도 범죄이지만, 그 아이에겐 모든 짐을 짊어줄 순 없다. 그 일로 인한 죄책감으로 아직까지도 시달리는 그 마음 속의 아이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 마음 속 아이를 조금 내려놓고 그 자체만의 삶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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