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메워지길 바라는 “시간의 공백”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시간의 공백 (작가: 엄길윤,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6월, 조회 136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저 짓거리를 하는거야, 나랏돈 쓸일이 그렇게나 없나?.. 빌어먹을 빨갱이놈들,

새대통령 나오고 나니 더 난리를 치고, 이제 좀 정리하고 그만할때도 된거 아냐!라고 투덜대는 분들의 대다수가

어르신들이라 예의바르게 불려드려야될테지만 전 얄짤없이 이들을 이 시대의 비겁한 꼰대들이라 부릅니다.

이 분들은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충격을 받았지만 어느순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책임적 역할보다는 그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간접적 죄책감과 자괴감이 일종의

반대급부적 음모와 정치적 세뇌에 최면이 걸려 기득권의 눈가림속에 숨어버린 것이죠, 물론 이런 어른들 싫습니다.

솔직히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끄집어내는 꼰대들, 꼴보기 싫죠, 심지어 니 새끼라면 그런 소리가 쉽게 나오겠냐라는

버릇없는 삿대질까지 하게 됩디다. 하지만 오히려 화를 부르게 되더군요, 살아보면 절대 바꿀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누누히 경험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근데 가만히 보니 저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의 하나이라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죠,

아무리 책임의식과 공감적 동질감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잊혀지게 되어 있습니다.. 나의 삶과 나의 가족의

앞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어느순간 그들이 감내하며 견뎌내는 세월동안 난 나의 가족의 웃음과 희망과 행복에

내 관심의 대부분을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란 리본 하나 달랑 지퍼에 달아놓고선 그들의 심정을 조금이나 헤아

린다고 거들먹거려봐야 저 역시 이기적 외부인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다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날을 생각하면, 그 순간의 아이들의 마지막 말들을 떠올리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의 방에 가만히 앉아 멍한 표정

의 부모들을 보면, 무엇보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아이의 방을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둔 그들의 멈춰진 시간의 흔적을 보면 너무나도 슬픕니다. 눈물이 여전히 흐릅니다. 그들의 마음속 생채기의 티끌 하

나만큼의 공감조차 하지 못하겠지만 이 시대의 아버지로서 여전히 떨려옵니다. 아직까지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

의 가슴속에 남은 아픔을 위해서라도 우린 함부로 말해선 안될겁니다. 어른의 어른을 바꿀 순 없어도 이 시대를 살아가

는 어른인 우리는 가슴이 알려주는 아픔의 비명을 외면하고 감추어서는 안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이 작품

“시간의  공백”을 보면서 해봅니다.

 

일종의 현실적 판타지소설이라고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타임리프같은 개념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시간에 대한

사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회적 개념속에 시간이라는 소재의 약간의 사회파적 판타지소설로 보면 될 듯

싶은데, 그동안 일반적으로 보아오던 타임리프소설의 느낌은 개인적인 성향이나 스릴러적인 상황의 긴장가믈 중심

으로 펼쳐지는 장르적 감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 작품은 상당히 시대적 상황과 우리가 겪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중적 공감의 감성을 다루는 작품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잊지못할 세월호 사건이죠, 각 세대의 느낌이

다 다를 것 같습니다만 저같은 중년의 부모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월호의 관점은 대단히 직접적인 아픔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들과 다르지않다라는 현실적 공감과 상황적 동조가 큰 부분이겠죠, 그렇기 떄문에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조인웅이라는 인물이 가진 능력의 의미에 대해 대단한 부러움과 안타까움에 집중하게 됩니다. 초반에 드러나

는 이야기에서는 단순한 판타지적 느낌의 상황이 주어지기 떄문에 이 작품이 지향하고 의도한 부분에 대한 느낌이

지배적으로 드러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인웅의 “시간의 공백”을 조절해가는 능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실

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중후반부에 보여지는 잊혀지지 않는 시간의 흔적에 대한 흐름은 상당한 아픔으로 와닿습니다.

 

당사자임에도 누군가에게는 외면해야될 진실이 있고 외부인임에도 누군가에게는 꼭 책임져야할 진실이 있는 법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같을 순 없습니다.. 처음부터 말씀드린대로 어떤 이는 어떻게해서든 이 사건을 잊고 새로운 시

대로 나아가려고 뼈아픈 말도 스스럼없이 해대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들의 아픔에 가슴 한켠이 무너져내리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은 멈춰진 시간속의 흔적 그대로 남겨두고 흘러가는 시간속의 희망은 또다른

멈춰진 시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고 시간의 세상인 것이죠,

이 작품이 보여주는 시간의 공백에 대한 상상적 측면을 모두 다 이미지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저의 독해능력이나

상상적 능력이 작가님이 그려내시는 상황의 묘사에 따라가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무엇보다 이 작품이 의도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의 흐름이 안겨주는 우리의 삶에 대한 또다른 시간의 이치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희망만 존재하는 미래가 아니라 과거는 과거대로 멈춰진 그대로의 시간을 우리의 아픔속에 묻어두고 현재는

그 아픔을 되새기며 새로운 미래의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이상의 멈춰지는 시간의 공백이 없게끔 노력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우리가 보여준 촛불이고 햇불이고 시대의 흐름의 모습으로 그 공백의 틈들을 조금씩 매워 나가

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당히 좋은 발상의 타임리프 판타지소설입니다.. 단지 조금 아쉬운 부분으로 작가님의 시간의 공백을 그려내는 후반

부의 극적인 상황적 이미지에 모자란 제 능력으로 모두 이해를 못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인물들이 주는 심리적 공감

과 상황적 아픔들을 충분히 즐거운 공감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재미지고 즐거운 작품이고 마음에 오래 남은 우리의

삶속에 영원히 존재하는 아픈 시간의 흔적이지만 세상은 언제나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누군가가 그 시간의 틈바

구니를 꿰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기도 합니다..

좋은 작품 잘 읽었구요,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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