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용기로 시작된 선배와의 연애. 어색한 사이에서 서로가 더 가까워지기까지, 누구나 아는 공식 커플이 될 때까지 머뭇거림과 설렘이 있었다. 연수와 선배는 행복한 순간들을 보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억들이 쌓여갔다. 그 와중에 알게 된 짝꿍의 진심. 선배와 헤어졌을 때도, 선배가 소홀해 서운했을 때도 곁에 있어주던 준희. 그의 진심이 더욱 크게 와닿을수록 연수는 선을 그었다. 대학에 간 재민 선배 바쁘다는 핑계로 만남은 커녕 연락조차 잘 되지 않는다. 연수가 서운한 마음을 비추자 이별을 통보한다. 그동안의 쌓인 시간에 비해 허무하게 끝난 연애로 재민 선배에 대한 원망이 계속 쌓여가는 연수. 공부에 집중하기를 택해 재민 선배와 같은 학교 의대에 진학 성공. 준희도 그 학교에 같이 입학했다. 낯선 공간에서 기댈 곳은 준희 뿐. 어색한 사이에서 다시 친구로 돌아간 듯 했다. 그 와중에 뉴페이스 등장. 같은 과 신입생 동현. 연수는 알지 못했지만 연수가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 기숙사에 사는지 다 파악 중. 고백 여러 번, 그에 따른 거절도 여러 번. 동문회에서 다시 마주한 재민. 연인 사이로 회복했지만, 나아지지 않는 연락없는 연애. 이젠 연수가 이별을 통보한다.
그렇게 헤어진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한 건 연수가 전공의로 일하고 있는 병원. 재민의 어머니께서 투병 중이시고 담당의가 동현이다. 연수에게 계속 용기를 내는 재민, 아직까지 두려운 연수. 동현의 끊임없는 관심. 재민을 원망하고 싫어하면서도 재민의 솔직한 감정들에 흔들리는 연수. 재민에 대한 남아있는 마음을 확인하고 동현에게 선을 긋는다.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며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동현. 그 간 연애에서 연락이 안 된 이유가 어머니의 투병생활로 인한 회피 때문임을 알고 재민을 다시 받아들이는 연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두번째 첫사랑을 시작하는 두 사람.
연락이 원래 워낙 힘든 사람보다 연락을 잘 하다가 연락이 뜸해지는 사람이 더 밉다. 내가 이제 쉬워진건가, 나만 진심이었다 싶기도 하다. 내가 그 사람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 같은 생각은 자꾸만 떠오르고 연락의 주기가 점점 길어질 때 정말 원망스럽다. 맨날 하는 얘기가 바빠서, 일이 쌓여있어서 연락을 못 받았네. 나는 뭐 여유가 넘쳐서 그렇게 연락을 자주 했는 줄 아나 쳇. 밤을 새더라도, 내일 할 일을 오늘 다 몰아서 해 시간 마련한 건데 꼭 자기만 세상 바쁜 척 약속에도 늦는다. 그럴 수 있지 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매번 이러니 참 에휴;;; 내가 먼저 연락 안 하면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는 없다. 그렇게 그 사람과 멀어지기를 연습했다. 그 전에 쌓았던 순간들과 감정이 많았는지 쉽게 포기가 되지 않고 잘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다 익숙한 지각 후에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는다. 사실 집에 일이 좀 있었다고… 그 얘기를 들은 나는 내 자신이 미워진다. 조금 더 이해해 볼 껄, 왜 그렇게 재촉했을까. 그렇게 후회 후에는 상황이 바뀌었고 조금 달라질 줄 알았는데 바뀌는 건 크게 없었다. 그래서 혼자 견뎌내고 버텨낸 끝에 더 큰 이별을 준비해야했다. 아예 내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기로 한 것. 택배 상자를 뜯은 후 택배 상자를 정리하 듯 하나 하나 정리해나갔다. 후련해진 마음 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애매모호함. 그 애매모호함은 시간과 함께 곧 다 후련하게 버려버릴 예정이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감이 많이 가는 소설이었다. 재민이와 연수는 나의 엔딩과 다르게 악순환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하지만 두번째 첫사랑은 그냥 첫사랑과 다름을 보여주고 둘만의 시간들로 채워나가길.. 재민 연수 곁에 있는 소중한 인연들도 자신의 인연을 운명처럼 만나길 기원한다. 각자의 타이밍을 다시금 되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