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끓고 있다. 감상

대상작품: 한강의 이방인 (작가: 킴콴퀴,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2년 6월, 조회 32

뉴스 앵커와 전문가들이 전하는 사실, 한강이 끓고 있다. 점심 약속에서 만난 친구에게, 아내에게, 그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자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나만 알아보는 사실. 모두의 무관심 속에서 오늘도 한강은 대차게 끓고 있다. 그의 아내와 아이가 죽었던 날과 같이

읽고 나서 여러 생각이 든 소설이었다. 처음엔 그냥 한강이 끓고 있다는 발상 자체가 신기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현상이기도 하고 상상해보니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끓는다는 의미가 라면 물을 올릴 때의 느낌일지, 화산 폭발 정도의 끓음인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유속이 빠르기도 느리기도 한 한강을 바라본 적은 많아도 끓는 한강이라니… 이건 단지 이과생의 마인드로 잠시 상상해 본 것이다 ㅋㅋㅋ

한강의 끓음은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아내와 아이가 세상을 떠난 순간, 혼자 남겨진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먼 지인의 죽음도 마주하기 힘들 때가 많은데, 아내와 아이의 죽음이라니, 그리고 그들이 없는 세상에 내가 살아있다니.. 상상조차하기 힘들 아픔일 듯하다. 모두가 무관심해도 나만 알고 있었던 한강의 끓음은 가족의 죽음으로 그 가족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해 낸 것이라고 느꼈다.

세상엔 많은 물이 많은데 왜 하필 한강이었을까. 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보편적인 물이여서 선택하신 것 같다. 한강이 우리 곁에 늘 흐르고 있는 것처럼, 이별은 늘 우리 삶 속에 있다. 같은 한강을 바라보고 있어도 어떤 이는 슬픔을 느끼고, 어떤 이는 기쁨을 느끼는 이유는 각자의 삶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강이 누군가에게는 소풍의 장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극단적인 선택의 장소이기도 하다.

경험해왔고,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다 다르기에 어떤 것을 보더라도 바라보는 시선들이 달라지곤 한다. 모든 이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처럼 때때로 몇몇 의견들은 무시당하곤 한다. 모두의 시선은 소중하다. 나와 다른 시선을 가진 의견이라고 해서 무시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담긴 의견임이 분명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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