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르에서 맛본 진정한 면빨의 생명은 몸속에서조차 꿈틀댄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에일-르의 마지막 손님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6월, 조회 70

대체적으로 면종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면종류를 먹곤 하죠,

물론 면류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긴하지만 아예 먹질 않으시는 분들은 드물겁니다.. 그만큼 면은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죠, 어떻게보면 면은 우리의 생명과도 같습니다.. 어린시절 서민의 삶을 지탱해주던 국수와 라면이

주던 포만감은 절대 잊질 못하죠, 공복에 육수에 쫄깃하게 넣어진 면빨의 흔들거림이 주는 탐욕스러운 식욕의 본능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자 종족을 지탱하고자하는 생명적 욕구와도 일치하는 욕망과도 같은 느낌이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아니 저에게 있어서 면은 삶이자 제 욕망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만감의 목적이 주가 되는 식욕을 가진 저에게 맛이 주는 쾌감은 대단히 어색합니다.. 맛이라는 개념을 안

후에도 봉골레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맛본 후의 어색함보다 짜파게티 2개를 미친듯이 먹어치우는 욕망이 더 큰

저로서는 음식의 맛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고로 음식이 주는 욕망적 쾌감은 저로서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여즉 그런 환상적인 맛의 기억을 가져본 적도 없구요, 하지만 포만감이든 식감이든 음식이라는

소재가 안겨주는 감성적 쾌감은 절대로 잊혀지지 않은 인간의 근원적 욕구라는 사실을 우린 압니다.. 그리고 한번 맛을

본 음식을 또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그 요리사를 끊임없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죠, 맛은 그러할 것

입니다.. 끊임없이 갈구하고 원하는 인간의 생활적 욕구의 중심에 음식의 중독이 있으니 말이죠,

 

이 작품은 음식을 소재로 한 대단히 판타스틱한 호러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면이라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

한 연관성을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읽어나갈수록 소설의 이야기가 주는 역겨움(칭찬입니다. 소재와 상황

이 장르적 영역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변화되어 대중적 호기심을 자극하는가에 대한 감성적 칭찬)이 대단합니다..

과거에 일본만화중 기생수라는 성인만화를 보면서 기함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을 너무나도 자

극적이고 혐오스럽게 그려낸 이야기였죠, 하지만 무척 재미진 대중적 친숙함도 담겨져있었죠,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

중 “히든”이라는 영화속의 숙주적 인간의 모습도 기억납니다.. 그런 흔하고 대중적인 생물적 영역의 호러의 세상을 작

가는 음식, 그중에서도 스파게티라는 면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인간에게 들어온 면의 삶을 호러스럽게 그려내고 있습

니다..

 

사실 이 소설은 처음 시작부의 목차가 있습니다.. 각 챕터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제목들이 먼저 드러나죠,

첫장면은 오징어 스파게티에 대한 한 남성의 시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 챕터에서 진짜가 아닌 가짜로 만들

어진 면의 역겨움을 참아내지 못하죠, 그리고 3개월 전의 케이프타운으로 시간은 거슬러갑니다.. 그가 출장한 곳인

케이프타운의 한 천문대에서 일어난 홍수로 인해 우연히 머물게 된 곳에서의 그의 저녁식사에 대한 에피소드가 이어

집니다.. 그리고 그가 왜 오징어 스파게티를 제대로 삼킬 수 없는 지에 대한 이야기의 진실을 보여주죠, 그는 우연히

드른 에일-르라는 식당에서 맛본 문어의 먹물로 만들었다는 검은 파스타 스파게티를 먹게 되는겁니다.. 그리고 그는

여지껏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식욕의 절정을 맛봅니다.. 어설픈 성욕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천상의 맛이죠,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가 맛본 진정한 면의 감각이 어떤 진실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한 지역과 우누칼하이라는 뱀자리 별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실의 끝으로 달려가죠,

 

솔직히 아무런 정보나 전제적 이야기를 생각지도 못하고 읽었던 탓에 중간에 드러난 이야기를 보면서 깜짝 놀랬습니다

단순한 스릴러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나 생활적 음식의 식욕과 관련된 인간의 욕망을 다룬 작품이겠거니했다가

뜬금없이 보여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단순한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재미가

있었기에 그렇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전반적인 이 장르적 취향의 흐름을 좋아라하는 스타일인데다가 기생을 할 수

있는 숙주적 역할로서 인간만큼 정신적 멘탈의 영역까지 완벽하게 구성된 존재는 전우주를 통틀어 아직 우리밖에 없

으니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라 할 수 있죠, 좀비도 그러하고 여러 영화적 소재로 사용된 기생 숙주로서의 인간의 몸체

가 주는 대리적 공포는 늘 흥미롭고 자극적인 재미가 가득합니다..

 

조금 구체적인 상황적 연유가 드러나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긴하지만 작가님의 의도가 느껴지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구요, 후반부의 연결과 우연적으로 그려진듯한 식당을 배경으로한 필연적 인간의 연결적 모양새는 조금만 더 다듬

었더라면 좋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소설의 장르적 원천으로 드러나는 진실의 이야기가 초중반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듬고 마무리하는데에 조금 부족한 면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식욕적 쾌락을 중심을 소재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의 의도적 독창성은 칭찬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단순한 음식적 영역에 국한된 장르적 호러의 양상

을 기생과 인간의 종족의 영역까지 확장시켜 버린 작가의 의도 역시 칭찬드리고 싶습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허술하

든 꼼꼼하든 상관없이 이 작품의 소재와 주제와 상황이 주는 장르적 취향은 어떤 식으로든 저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즐거웠던 만남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었구요, 또다른 좋은 작품 많이 집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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