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의 좋은 예 – Das Vier Ludwig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Das Vier Ludwig (작가: 아큐정전, 작품정보)
리뷰어: dorothy, 17년 5월, 조회 131

.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24화까지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추천사에 가깝습니다.

 

이 작품 저 작품 기웃거리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두 가지 종류의 작품이 있다. 하나는 이 글에는 리뷰를 써야 해! 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고, 하나는 내가 이 작품에 리뷰를 써도 되나 싶은 작품이다.

 

물론, 전자의 느낌이 드는 리뷰는 아주 즐겁게 리뷰를 쓴다. 하지만 후자의 느낌이 드는 작품은 아주 가끔 찾아오는데, 작품의 밀도가 아주 높아, 괜히 리뷰로 망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뭐랄까. 장인의 자기에 괜히 손댔다가 흠만 남기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이다. 한켠 작가의 서왕 삼 부작이 그랬고, 배수영 작가의 맥박이, 이나경 작가의 전신보가 그러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는 것은 지금 리뷰를 남기고 있는 이 작품, 「Das Vier Ludwig」이다.

 

-독일어를 모르기에 구글 독일어 번역기에 돌린 결과 네 명의 베토벤이라는 뜻인 것 같은데, 사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이기 때문에 가끔 훌륭한 작곡가들의 야사를 찾아보곤 하는데, 베토벤 가문의 여러 인물들이 픽션과 팩트를 적절히 가미해 등장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작가 코멘트를 이용해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구별할 눈을 독자에게 부여하였지만, 이미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한 독자는 실제의 인물이든 허구의 인물이든 괘념치 않고 빠져들게 된다. ‘엇 아는 이야기!’ 에서 처음 듣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넘어가는 그 구간의 턱이 높지 않은 것이다. 팩션의 장점이랄까, 미학이랄까. 어떻게 한 마디로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매끄럽게 잘 읽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아, 심지어 재밌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땐, 사실 출판된 작품을 무료 연재하는 게 아닐까 했었다. 나는 출판된 작품이 아니라는 데 한 번, 뮤지컬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시나리오였다는 데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장르소설로 훌륭하게 변신한 시나리오라니. 덕분에 월요일과 목요일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 한 회 한 회 단문 응원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베토벤의 손자인 루이스 폰 호펜의 등장. 홍등가의 장면으로 강렬하게 시작한 이 작품은, 어느새 베토벤의 이야기로 흘러들어간다. 베토벤의 유품을 빼돌려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의 매니저에서부터, 그를 도왔던 -자칭 제자라지만 베토벤은 어쩐지 가정부로 생각했던-여인, 그의 절친한 친구, 그리고 아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물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살아움직이며 시선을 잡아 끈다.

 

이 작품에서 드러날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베토벤의 형제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과 얽힌 사건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다! 뿐만아니라, 지금 진행되고 있는 소제목의 사랑꾼 베토벤은 어떻게 표현될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다만, 몇몇 오탈자가 있어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나 문장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아마 완결을 낸다면 작가님이 한 번 다듬지 않을까 싶다.

 

작년 연말, 서울시향이 연주했던 베토벤의 음악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이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더 그렇다.

  그러니까 작가님, 다음 화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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