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무섭지 않은데? 라는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아무래도 장르가 ‘호러’란 걸 보고 들어와서 더 그렇다. 무려 사람을 녹여버린다는, 일견 끔찍한 귀신인 것 치고는 너무 친절한 면도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별로 무섭지 않은데는 무엇보다 한번만 회피하면 그걸로 만사형통이라는 게 크다. 심지어 그 회피방법도 추측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까지 상세히 다 밝혀져 이렇게 (단편 소설이란 형태로) 가이드까지 나왔으니, 설사 맞딱뜨리더라도 당황하지말고 신중하게 대처해내기만 한다면 나중에는 두고두고 웃으면 떠올릴만한, 일종의 공포체험처럼 치부될만한 것이라 더 그렇다. 뭐, 실수하면 그대로 세상하직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끝까지 대체로 평온하게 읽히는데, 마지막의 문장 뭉텅이는 그 압도적인 덩어리감이 의외의 공포감을 준다. 비록 약하기는 하나, 설마 소설에서 시각적인 공포감을 보게될줄을 몰랐다. 그래서 좀 신선했다.
문장 뭉텅이를 읽으면 더더욱 이 소설은 호러같지 않아진다. (아무런 사연없는 사람도 셋 있고, 다 그런건 아니다만) 나열하는 사람들의 면면에 특정 방향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상당수가 말하자면 일종의 사회적 약자 또는 소외계층이라 그런 사람들에게 사회적 관심과 사랑을 잊지말자는 공익적인 소설처럼도 느껴진다.
이것은 또한 니가 떠넘긴 천장귀가, 그런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그렇기때문에 이 천장귀 퇴치법을 미처 접하지도 못했을 사람들에게 간다고, 그런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죽게 만드는 것이라며 양심의 가책같은 것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면모는 이 소설을 뭔가 있어보이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호러? 라는 생각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