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괜찮은 호러 감상

대상작품: 내 유튜브 알고리즘 좀 이상해 (작가: 일월명, 작품정보)
리뷰어: 레즈, 21년 5월, 조회 84

사실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봤다. 그리고 실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렇게 엄청 무섭다던가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야기가 엄청 흥미롭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는데, 거기엔 은근히 현실적인 소재와 누구나 해봤을법한 경험을 이야기로 썼기 때문에 그런 것이 크다.

요즘 유튜브 안보는 사람이 어딨나. 재밌는 것도 보고, 가벼운 것은 물론 심각한 것도 보고, 별의 별 지식을 다 얻고 서로 소통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의외로 감탄하게 되는 것이 유튜브 알고리즘이란 놈인데,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관심있어할만한 것을 기가막히게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왜 이런게 뜨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도 많다. 그런데 그런 것들도 한번 클릭해보고 싶게 만드는 점이 있는 걸 보면, 이제껏 봤던 것과 비슷한 것 뿐 아니라 그걸로 짐작해볼 수 있는 나의 숨겨진 성향까지도 꽤 잘 알아채는게 아닌가 해서 조금 섬뜩할 때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지나치게 무서움을 타는 주인공에게 별로 감정이입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굳이 선호하지 않는다면서도 클릭을 하게 되는지는 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은 꽤 흡입력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호러라는 부분은 좀 약해서 이야기가 끝 부분에 다다를 때까지도 별로 긴장감을 느끼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설명이 없다면 그냥 그러고 끝날거라고 생각했는지 작가는 본문에서 구태여 왜 무서운지를 풀어놓기도 하는데, 그것도 자연스럽게 호러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에 아쉬운 점이다.

그런데도 ‘괜찮다’고 한 것은, 이야기를 다 보고난 후엔 불연듯 소름끼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 자체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것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해 정체모를 공포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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