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판타지를 좋아한다. SF는 과학적 소양이 약간 부족한 관계로 종종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래도 대체로 SF도 좋아하는 편이다. 사극도 좋아한다. 현대 사회가 배경이 아닌 창작물이라면 그것이 음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그림이든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황금가지에서 만든 브릿G는 나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장르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품을 올리고 보고 리뷰도 남길 수 있는 곳이라니.
유권조 작가님의 <무명용사>는 이런 내 취향에 꼭 맞는 작품이었다. 새벽은 매품을 팔다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고, 발김쟁이를 만나 생명이 위험한 처지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순간에 용사님이 짠! 하고 나타나서 새벽을 구해주고, 둘은 일행이 된다. 일행이 되어 같이 다니는 와중에 새벽의 상처를 치료하고, 손에 얽힌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소소리라는 무당과 합류하면서 이야기가 급격히 진행될 때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던지. 나도 같은 일행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일행에 합류하게 된 해울치까지 포함하여, 원정대 이름이 ‘별빛 원정대’라고 명명될 때 앞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서 일행들을 끈끈한 동료로 뭉치게 할 지 무척 기대됐는데, 아쉽게도 프롤로그 완결이어서 더 이상 뒷이야기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독자가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계몽도 좋고 자아성찰이라거나 철학적인 고뇌도 물론 좋지만,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듦으로써 독자를 글에 몰입시키고 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소설도 충분히 좋은 소설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무명용사>는 나에겐 좋은 소설이다.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고, 완결을 볼 때까지 눈을 감을 수가 없을 것 같기 때문에
뒷이야기가 저절로 궁금해지게 만드는 동양풍 판타지 <무명용사> 다들 한번 읽어보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