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의 공백, 모호한 서사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꽃차혐오 (작가: 새벽마라, 작품정보)
리뷰어: DALI, 21년 4월, 조회 140

평범한 학원물처럼 시작해서 어느 순간 퇴마 서사로 전환됩니다. 개인적으론 거의 장르가 바뀌는 수준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한 사립고등학교에 신규 교사로 채용된 주인공이 겪는 기이한 사건들을 담고 있고요. 아쉽게도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집니다.

 

 

그밖에는 후반부의 초점 이동이 눈에 띕니다. 초점 간 비중은 서로 다르고요. 교차되는 인물들의 시점이 이야기에 속도감을 부여합니다. 결말부 하이라이트를 인상 깊게 연출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텐데 전 이 구도가 좀 더 일찍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앞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 서기수는 이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가기엔 기본적으로 동력이 약하고 매력도도 낮거든요.

 

물론 작품 곳곳에서 고민의 흔적이 보이고, ―특히 도입부에― 독자의 시선을 붙잡아둘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여럿 드러난 것도 사실이지만, 전 이 이야기의 개연성을 훨씬 더 많이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분량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거기에 순전히 개인적인 바람까지 하나 덧붙이자면, 장르적 정체성이 더 선명하게 부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도입부에서 간간이 엿보이는 냉소적인 긴장감이 제겐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 뉘앙스를 결말부까지 이어가면 하나의 장르물로서 이 이야기의 차별점이 완성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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