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가 보이나요? 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넷이 있었다.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1년 4월, 조회 215

이시우 작가의 소설 〈넷이 있었다〉는 점진적으로 상황을 조여오는 분위기와 순차적으로 다가오는 공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단순하지만 불확실하고, 그러나 분명히 가까워지는 위협 아래 놓인 주인공이 겪는 짧은 에피소드는 창밖으로 이쪽을 건너다보는 네 명의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한 명, 한 명이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주인공의 집에도 하나, 하나의 괴이한 사건이 발생하며 공기의 무게마저 무거워지는 듯한 감각에 독자들은 실재하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곳인 집이 두려워지는 순간, 세상에는 쉴 곳이 어디에도 없다는 감각이 온몸을 조여온다. 내외부가 모두 위험한 상황에서 궁지에 몰린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작가의 꼼꼼한 문장을 타고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소설이 얼마만큼 무섭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숫자 ‘4’로 그 답을 대신하겠다. 〈넷이 있었다〉는 4만큼 무섭다. 우리는 사회문화적으로 4에 내재한 공포를 은연중에 감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 문득 4를 마주할 때, 붉은색으로 이름을 쓸 때 괜히 망설이게 되는 딱 그만큼의 꺼림칙함. 그것을 극대화한 작품이 바로 이것이다. 소설을 읽기로 한 당신이 두려움에 잠식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4, 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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