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걸렸네, 널 내 걸로 만들기까지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메일을 공개합니다 (작가: 엄성용,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1년 2월, 조회 124

엄성용 작가의 소설 〈메일을 공개합니다〉는 짧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하는 겉이야기와 메일 안에 들어 있는 속이야기를 보아 액자식 구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메타소설 등의 갈래가 떠오르기도 한다. (사소설이라면 좀 무서울 테고) 아마도 이 작품은 메타소설에 가깝다. 자신이 창작한 소설 속 상황에서 작가는 어떤 일들을 겪었을까. 열린 결말과 현실/가상을 모호하게 하는 실제적인 설정을 보자면 오싹함은 배로 늘어난다.

이 작품은 2020년의 크리스마스에 온 한 통의 메일로부터 시작된다. 공포소설 작가인 후안에게 온 메일 속에는 한 사람의 두려움이 담겨 있다. 메일의 발신자는 두 번에 걸쳐 겪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구하지만, 작가는 그 메일을 읽으며 다른 곳에 더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이를테면 모니터 한구석에 번지고 있는 검은 얼룩 같은 것 말이다.

 

 

모호함에서 출발하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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