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의 탈을 쓴 여주 성장물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그 누구도 아닌, 루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kadeshrca, 21년 1월, 조회 222

작가님 스스로가 공지로 고백했듯이, 이 소설은 로판이라는 카테고리를 하고 있지만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연예관계, 최종적으로 ‘누가 그녀와 결혼하느냐’ 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읽다보면 이 여주인공에게 달달한 연애감정과 완전한 이해, 그리고 바닥없이 퍼 주는 사랑을 바치는 순정남이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일단 시대상이 여성에게 바늘 끝 하나 들어갈 틈 없는 단단한 ‘코르셋’을 강요하거든요.

 

그러다보니 등장하는 남자주인공들도 어느정도 그런 ‘코르셋’을 통해 여주인공을 바라봅니다. 달달하기는 커녕 독자로서 여주 엄마 빙의하여 뒤통수를 후려갈겨주고 싶은 놈들 뿐이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최고미남 페안드렌 후작도 아무리 이쁘다고 설정되어 있으면 뭘 합니까… 이쁜 짓을 할 것 같진 않은데… (설정 낭비다!)

 

그런데 이런 갑갑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은, 여주인공 자신의 성장서사에 있습니다. 루는 분명히 똑똑하고 독특한 발상과 극단적인 사상(시대상적으로)을 가진 인물인데, 현재는 일단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짧아서 미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강렬한 자기성장 욕구를 가지고 있지요.

그걸 알아챈 얄미운 놈 1, 니르체드가 그녀에게 스키엔티아(아카데미)에 입학할 기회를 줍니다.

 

아마 여주인공이니까 여기 합격하겠죠. 하지만 독자로서 제가 궁금한 것은, 유일무이한 여학생으로서 앞으로 온갖 갑갑한 일들만 넘칠 것이 뻔한 스키엔티아 생활을 어떻게 할 것이며, 무엇을 연구할 것이며, 그녀의 성장을 돕고 이끌어주는 캐릭터도 과연 나올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폐쇄적이고 경직된 시스템이라도 그리 어려운 허들을 요구하는 만큼 그것을 통과한 자에 대한 대우가 분명 있겠죠. 저는 앞으로 (니르체드 말고) 누가 루의 이해자가 되고, 누가 루를 인정해 줄 지 궁금합니다.

 

아무도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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