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 I’m in the time machine tonight 의뢰(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카페라떼와 죽음을 (작가: 헤이나,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0년 12월, 조회 54

인간은 누구나 불가능에 대한 상상을 품고 산다. 당장 오늘 퇴사할 수 없음에도 사직서를 겉옷 어딘가에 챙겨두고 산다거나 과제가 너무 많다면 자퇴를 해버릴까 싶은 생각을 하는 등이 그런 것이다. (굳이 얼마 전에 시험이 끝나서 이런 예시를 드는 것은 아니다.) 가장 일상적인 불가능을 예로 들었지만, 심리적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는 일은 이런 사소한 것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간여행을 바랄 수도 있고, 여기저기 산재하는 평행우주를 떠올릴 수 있다. 평행우주와 지금 당장 자퇴하고 싶은 욕망이 무슨 연관성 위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일상성과 비범함이라는 차이를 안고 있더라도 둘은 분명 ‘불가능’을 전제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면, 오늘 카페에서 연주회가 있는 피아니스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갑자기 카페 측으로부터 플레이리스트에 지정곡과 다른, 그것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노래를 추가하겠다고 연주회 10분 전에 통보받게 된다면. 이 피아니스트는 분명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것과 비슷한 부류의 생각을 하는 동시에 어느 평행우주에서는 이 노래를 아는 내가 존재하기를 빌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소원은 어느 것이든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싶어 한다. 위의 사례와 비슷하면서 비슷하지 않은, 정체불명의 시간 여행자를 만난 1900년대의 피아니스트가 있다. 그는 물론 듣도 보도 못한 노래를 연주해야 하는 상황을 일단 피했지만, 어쩌면 21세기의 우리는 그가 요청받은 곡을 간절히 피아노 연주로 듣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그가 제안받은 연주곡이 BTS의 ‘Dynamite’라면 말이다.

 

 

Cos ah ah I’m in the time machine tonight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