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대군을 단칼에 베는 소드마스터! 는 아니지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사막의 소드마스터 (작가: 922, 작품정보)
리뷰어: 드비, 20년 11월, 조회 122

때로 브릿지에 올라오는 글 들을 보면 문장 하나 하나를 갈고 닦아 정말이지 보석같은,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본다. 음, 이 졸문을 읽기 시작하신 바로 당신의 작품일 수도 있다.

 

다만 그런 대단한 작품들이 모두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 아 실로 너무 훌륭하지마는 꾸준히 읽을 용기를 선뜻 내지못하게 하는 경우를 본다. 수준 낮은 나 같은 범부에겐 너무 어려워서.

 

반면 모 웹소설(웹에서 공개된 소설이라고 웹소설이 아니다. 여기서는 좀더 통속적인 스낵컬쳐라 이야기 되는 그것이다)들은 절대 작품성으로는 이야기 할 수 없이 수준이 낮지만, 상당한 흡입력으로 계속해서 그 다음편을 기대하게 하고 멱살 잡고 끌고가는 경우를 본다.

 

작품성이 높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재미 쪽에 기울었다고 해서 모두 작품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재미와 작품성 둘 다를 만족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건데, 당연히도 양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또 드물어서 어느 정도 스펙트럼 안에서 좀 더 어느쪽이 느껴지는 정도로 구분해야 할 듯 하다.

 

사막의 소드마스터, 이 작품은 전기한 웹소설과는 거리가 멀고, 순문학스러운 장르 소설의 문법을 상당히 소화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단연코 재미 쪽이 강하다. 당장에, 제목에서 똬악, ‘소드마스터’라니, 나 같은 판타지 덕후?에겐 시작부터 제대로 어그로를 끌었다 하겠다. (나부터가 그랬는데, 소드마스터 라는 명칭은 중세 실제했던 마스터의 의미와 다르게 일본식 판타지의 ‘검성’같은 이미지로 변질?된 경향이 크다. 제목과 기대감 사이의 격차를 느낄 여지가 크다는 점은 한번 고민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

 

역시 강한 주인공이 등장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했고, (이 작가님의 최대 강점이라 생각되는) 액션 씬의 묘사는 상당히 탁월해서, 눈 앞에 펼쳐지듯 상상력을 자극하며 재미있게 따라갈 만 했다.

 

다만 1부라고 생각되는 12편까지는(망고 제 느낌적인 구분일 뿐입니다) 클리셰까지는 아니었지만 전개가 예상되는 스토리라 아쉬웠고, 드래곤이 아닐까? 예상되는 초월적인 남자와의 문답은 다소 진부했다. (물론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신 또는 드래곤 같은 존재와의 문답은 정말이지 고차원적인 지혜가 녹아들어가지 않고서는 독자들에게 감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은 분위기를 만들고, 말을 줄이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이 작품 속 ‘그’는 상당히 말을 즐기는 캐릭터다. 덧붙여 아쉬운 게 ‘주인공’ 조차도 말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 함정)

 

하지만 이어지는 2부(13편부터~)에서부터 개성적인 세 소인족들과 주인공의 케미가 상당해서, 굉장히 재미가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왠지 이 작가님 글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흐뭇했고…

 

본 리뷰어는 현재 21편까지 작품을 보고 글을 정리하고 있다. 원래 게으른? 탓도 있지만 작가님께서 글을 올리시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웬만큼 따라가고 나서 리뷰해야지 했다가 포기하고 이 리뷰를 써보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을 리뷰해 보고 싶다는 건, 어째서인지 이 글을 보고 댓글을 다는 분들이 전무하다는 것이었고… 아쉬움이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가능성 있는 작품이요 다른 분들도 한번 보시고 즐겨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말아주시라는 의도가 크다.

 

 

다만,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기 전에, 이 한 가지만큼은 작가님께서 꼭 깊이 고민해 보시라 싶은 구석이 있다.

 

 

입에 걸레를 물었냐는 표현이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섹슈얼리즘(Sexualism)을 꼽겠다. ‘성적인 욕망이나 충동을 자극하는 경향’, 그것이다.

 

현실성을 강조하고 싶으셨을 수도 있다. 1부의 불량한 범죄자들의 성적인 은어나 표현들은 다분히 리얼한 것이 아니냐고 하실 수 있다. 맞다 그러하다. 2부에 등장하는 거대한 근육덩어리 시장 마크는 새로 들어온 여비서를 성적으로 농락한다. 이 뿐 아니라 잊을 만하면 곳곳에서 갑툭 성적인 농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어 그래, 나쁜 놈들이 할 만한 ‘범죄’고, 그에 당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피해자’이며, 역사적으로 수없이 되풀이 되어온 남성에 의한 폭력의 역사, 걸레가 아닌 성기를 입에 문 킬킬댐이 은연중에 삽입되어 있다. 그게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친다면, 그저 독자의 말초를 자극하기 위한 흥밋거리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문제다.

첫째, 섹슈얼은 매우 자극의 여운이 강해서, 오히려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본 스토리와 문장력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있는데, 굳이… 싶은, 실없는 성적인 유희가 드문드문 있고 나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찝찝하고 마냥 즐길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둘째, 여성 독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결국 성인 남성들에게만 어필할만한(남자 청소년들 포함) 자극적인 싸움거리와 성적인 흥밋거리로 점철된 3류 마초 소설이 되어 버릴 공산이 크다. 잠재 독자층이 확- 반토막 이상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싶은 것인데-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작품은 그 같은 이미지로 외면 받고 묻히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장점이 많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섹슈얼함을 무조건 빼라는 의미는 아니다. 전략적으로 적당히 녹여낼 수 있다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은근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후끈함이 될 것인가, 아니면 싸고 질낮은 통속 소설이 될 것인가- 영리한 묘사와 절제를 고민해 보셨으면 한다.

 

이 리뷰는 반도 못 간 시점의 리뷰다. 때문에 이 졸평 만으로 이 작품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음을 밝힌다. 전기한 바와 같이 이 글은 이 작품이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 지고 여러 독자들의 관심과 채찍 속에 더 좋은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기는 리뷰다.

 

앞으로의 연재도 기대하고 응원하며 부족한 감평을 마치고자 한다.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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