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sf문학에 입문하던 차에 <맥기의 찻잔>을 읽게 되었다.
최근 SF장르를 접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것은, 배경이 우주이든 지금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고도화된 미래이든 내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내면이나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몰입하면서 (비록 어둡고 비극적일 지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단편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머릿 속에 자연스럽게 그림이 펼쳐졌다.
처음에 읽었을때는 젊은 남자에게만 비극이라고 생각했는데, 두번 세번 읽으니 노인에게도 비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사람이든 자신의 제물로 택할 수 밖에 없고,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공존보다는 생존을 택할수 밖에 없는 노인의 처지도 못지않게 불행한 것 같다. 그런 삶을 택할수 밖에 없었던 노인의 서사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그의 행동이 범죄로 느껴지기보다 ‘살려면 어쩔수 없는거 겠지..’라는 생각이 드는게 무섭다.
누구라도 “나라면 그러지 않을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