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뿔을 달여먹으면 죽은 사람도 살아난다더라,
화자인 ‘나’는 해괴한 소문이라고 여기지만 희귀병에 걸린 딸과 그런 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부의 삶이 겹친
까닭에 점차 그 소문을 믿게 된다.
마침내 가까운 지인이 ‘뿔’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는 풍문에 희망은 확신이 된다.
‘나’는 남편에게 그 뿔을 당장 구해서 딸을 낫게 하자고 닥달하지만,
뿔을 가진 사람이 뿔을 잃으면 당연히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는 설명에 부부는 갈등한다.
그러나 이내 결심한다.
뿔이 달려있으면,
그게 ‘괴물’이지.
‘사람’이냐.
그 순간 과연 ‘괴물’이 된 쪽은 어느 쪽일까.
누구나 아픈 걸 두려워한다, 죽는 걸 두려워한다,
그러나 인간은 아픈 것도 죽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많은 신화에서 인간은 그 운명을 거역하려다 징벌을 받는다.
과연 뿔은 실존하는 것일까.
죽을 운명의 딸을 살리기 위한 거역에도 징벌이 따를까.
단편 <사람의 뿔>에서 그 여정을 따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