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그것’을 위한 행동지침서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즐거운 삶을 위한 11가지 규칙 (작가: 반월웅, 작품정보)
리뷰어: 코코아드림, 20년 8월, 조회 62

어느 순간부터 브릿G 내에 나폴리탄 규칙 괴담 열풍이 불었습니다. 인기의 근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많은 규칙괴담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고 관련 셀렉션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인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르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단편 글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나폴리탄 규칙 괴담을 지금도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도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대해 지켜야 할 규칙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 형식인 나폴리탄 규칙 괴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기본 형식을 비트는 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신선함과 예상을 깨는 전개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함을 유발하는 부분입니다.

이 글은 앞서 언급한 기존의 괴담 형식을 비튼 형태의 글입니다. 적어도 인간이 아닌 존재임이 확실한 무언가가 썼을 이 규칙은 화자의 입장이 굉장히 오묘합니다. 이 규칙을 읽는 우리는 규칙을 적었을 무언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사실, 가장 확실한 것은 인간을 사냥하는 무언가를 위한 규칙이라는 설입니다. 흔히 나폴리탄 괴담 내에서 등장하는 ‘그것’을 위한 일종의 행동지침서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다른 가설이 설득력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게임 내 주인공이 움직일 때 게임 뒷편의 직원들이 주인공 몰래 물건이나 재화를 배치하는 일을 한다는 모 만화처럼, 나폴리탄 규칙 괴담을 위해 고용된 ‘그것’이 인간의 환상을 위해 행동을 명령 받는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가 이 규칙의 독자가 될 생명체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 처럼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규칙을 읽을 ‘그것’의 입장이 어떤 입장일지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는 나폴리탄 규칙 괴담의 가장 기본이며 그 기본 때문에 규칙 괴담이 더욱 재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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