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와 심약자, 평소 소화불량이 있으신 분들은 클릭 전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지속 가능한 사랑 (작가: 문녹주,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19년 11월, 조회 132

제목과 장르를 보고는 ‘뭔지 잘 모르겠으나 꽤나 현실적인 로맨스스릴러인가보다’ 하는 생각으로 스크롤을 내리다가 결말에 이르는 단계에서는 몇줄 읽을 때마다 냉수가 한잔씩 필요할 정도로 크기가 크고 점도도 높은 고구마를 100미터 전력질주 후 바로 삼키는 기분으로 읽은, 설명하기가 아주 난해한 단편소설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약간의 미스테리 스릴러물 분위기가 납니다. 하지만 ‘장르를 미스테리,스릴러로 몰아가고 싶지않아!’라는 작가님의 의지가 적극 반영되서인지 어떤 반전의 여지나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두지는 않으셨더군요. 이런 류의 소설들에서 어떤 이정표처럼 등장하는 갑툭튀사건들이 없으니 글의 스토리전개에 100% 집중할 수 있고, 글 전체의 완성도와 재미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첫 문장부터 마지막 마침표까지 버릴 곳이 하나도 없는 유려하고 재미있는 단편입니다.

이야기의 발단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으로 시작되어 떨어져 살았던 언니의 기행과 그것을 어떻게든 자신의 인생에 섞어놓지 않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생의 피말리는 노력이 글 전체에 고루 퍼져있는데, 사실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거나 얘기를 들은 적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물론 현실에서 보기드문 인물도 등장합니다) 굉장히 공감을 많이 하면서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첫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의 매력은 눈에 쏙 들어오는 문장들입니다. 무겁고 진지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인데 글은 경쾌하고 술술 읽혀서 작가님을 스토킹해 비밀을 알아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작중 인물들도 현실에서 만난다면 삶의 난이도를 극악의 단계까지 올려줄 만한 인물들임에도 작품내에선 그저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건 글의 극적 재미를 위해 들어가는 과장된 표현같은 양념들을 배제하고 글의 재미만 실려내신 작가님의 솜씨덕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중에는 독자분들께 글의 재미에 팔려 정신없이 끝까지 읽어가시다가 어느새 급성 소화불량과 가슴쓰림, 복통 등의 증세를 경험하게 할 만한 아주 강력한 급체 유발자들이 등장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고 클릭을 하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물론 약간의 소화불량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정도로 재미있는 글이라는 건 확실하지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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