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그책입니다.
브릿G 1기 리뷰단으로 활동했던 게 벌써 재작년이네요. 그때 이후로 리뷰를 한 편도 안썼는데 이렇게 차원의소녀 작가님의 작품 리뷰로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원의소녀 작가님의 <괴담 시리즈>는 말 그대로 괴담들을 모아둔 소설집입니다. 괴담이란 무엇일까. 괴담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반가운 작품입니다. 읽고 나면 괜히 무서워지고 불안해지지만 읽을 수밖에 없는, 괴담의 힘이란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을 이 작품은 훌륭히 수행해냅니다. 정말 짧은, 한 토막에 불과한 글 몇 줄이 사람에게 어떠한 감정적 변화를 줄 수 있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소설은 ‘감정의 변화’를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지점에서 볼 때에도 <괴담 시리즈>는 나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만 아쉬운 면도 존재합니다. 괴담은 어떤 소문이나 루머, 찌라시 비슷한 것에 가깝죠. 괴담을 소설로 승화시켜 한 편의 공포소설을 이루어낸다면 더 설득력 있는 공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괴담 시리즈>는 아직 미흡합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형태 없는 소문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분량의 문제도 있고,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단점도 있습니다. 근데 이 지점은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괴담’은 괴담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 것이지 꼭 ‘공포소설’의 기초단계로 봐야 하느냐, 하는 의문도 동시에 들고요. 그러면 분량의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게 됩니다. 괴담이란 짧게 훅 치고 들어오고 빠지는, 감정에 대한 주먹질 비슷하다고도 생각되는데, 이미 이 시리즈는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내용적인 측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괴담으로서의 가치를 괴담 그 자체에 두느냐, 소설화의 밑바탕으로 두느냐에 따라 말이 달라집니다. 소설화의 밑바탕으로 보자면 이 시리즈는 많은 발전이 필요합니다. 소설이라기 보다 구상의 단계에 머물러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이 작품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음, 고민을 한 끝에 말씀드리자면 이 시리즈는 이대로 계속 이어져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제목도 그렇거니와 작가의 의도도 ‘괴담’에 더 연이 닿아있지, 하나의 ‘소설’과는 멀어보이거든요.
그렇지만 다 떠나서, ‘재미’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뭐든 ‘재미’가 있어야 발전 가능성도 있고 가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떤 관점으로든 <괴담 시리즈>는 이미 완성되었고, 완성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횡설수설 떠들었는데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괴담시리즈를 더 보고 싶은 독자의 마음으로서 쓴 글이니, 제 말에 개의치 않으시길.
늘 건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