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테이스티(2017) “면” 본심 진출작

대상작품: <하던 가닥> 외 6개 작품
큐레이터: 보네토, 18년 6월, 조회 51

순서는 역시, 결선진출작 목록 순서에 따릅니다. 아래 설명은 예심평을 붙여 넣었습니다.

 

본심에 올린 작품인 「하던 가닥」은 주제와 장르가 잘 접목된 작품으로, 인물과 서사에 있어 큰 특이성은 없지만,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반전, 그리고 끊임없이 국수를 먹으며 죽음의 공포와 대면하는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복불복

복어의 살을 저며 만든 복불복 탕면을 먹고 사망한 남성을 중심으로 오랜 원한 관계를 추적해나가는 추리물 「복불복」은, 다소 전형적인 서사 탓에 큰 긴장감은 없었지만 중심이 되는 면 요리를 소재로 사건을 착실히 전개시켰다.

 

무협 「장강객잔」은 객잔 주인이 어느 날 찾아온 무림 고수들과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으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경쾌한 전개와 음식 묘사가 매력적이었다. 다소 급하게 끝나고, 결말에 등장하는 면 요리가 앞서 나오는 다른 요리들의 향연 때문에 인상이 약해지는 점은 약간 아쉬웠다.

 

「잘난 사람에게는 마귀가 산다」의 경우는 ‘테이스티’하기는커녕 음식으로 사람 소름을 끼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 작품으로, 인물 관계 설정이 지나치게 극단적이기는 했으나 복수라는 주제 속에서 요리라는 소재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재미있게도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집필한 「스파게티의 이름으로, 라멘.」은 ‘면’이라는 소재를 매우 잘 활용한 예로서, 추리와 로맨스적 요소까지 잘 버무렸다.

 

「황제폐하의 주방」은 미완결작이나 1부까지 완성된 형태로 공모하였으며, 500매 이하의 중편 기준으로 심사를 하였다. 전반적으로 주제에 부합하는 이야기이나,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할 때 낯선 단어나 인물을 과잉하는 경향이 보여 아쉬웠다.

 

맛있는 흔적

「맛있는 흔적」은 음식에 관해 집안 내력이 있는 세 여성의 이야기로, 이렇다 할 만한 장르적 설정이나 특별한 서사는 없었지만 세대를 뛰어넘는 삶의 풍경과 추억담이 정감 있게 읽혔고 중간중간 맛깔스러운 요리 묘사가 돋보였다.

 

일제 강점기 시대 냉면 배달부의 이야기를 다룬 추리스릴러 「류엽면옥」은 고민 없이 본심에 올린 작품이다. 배달음식을 이용해 독립군들이 비밀 편지와 지령을 주고받았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추리와 반전을 적절히 배합해 한 편의 잘 짜인 미스터리를 완성해냈다. 뿐만 아니라 발대꾼, 반죽꾼, 앞잡이, 고명꾼 등 냉면을 만드는 일의 분화된 업무와 역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여러모로 읽는 재미가 돋보였다.

 

이 남자가 라면을 끓이는 법

「이 남자가 라면을 끓이는 법」은 타임리프와 라면이란 요소가 결합된 작품으로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특정한 시간에 갇혀 버린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때로 매끄럽지 못하게 느껴지기는 하였으나 소박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전개가 돋보였다.

 

가장 먼저 본심으로 올릴 작품으로 뽑아낸 「군대 귀신과 라면 제삿밥」은 이런 점에서 양쪽의 강점을 모두 갖춘 작품이었다. 제목부터가 유쾌한 이 단편에서 작가는 군대라는 특수 환경과 라면이라는 요리를 아주 훌륭하게 조합하여 한 편의 경쾌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 ZA 때 비슷한 글을 작성할 땐, 심장에 좀 문제가 있었어서(…) 이 말을 안 써넣었는데요, 그 때나 지금이나 작품 순서는 작품 id(작품 등록일) 순서입니다. 윗 작품이 제일 최신작, 아래 작품이 제일 오래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