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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아버지의 봄> 외 6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1년 1월, 조회 139

춥네요. 한동안 나아졌다 싶더니 오늘 또 삭풍까지 동반한 강추위가 우리를 옹송그리게 합니다. 귀찮게만 느껴지던 마스크의 보온 기능에 감사한 기분마저 드네요. 양손을 번갈아 엉덩이 아래에 끼워 넣어가며 냉동인간 큐레이션을 카빙해 봅니다. 

여러분은 냉동인간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 멜 깁슨의 사랑 이야기(Forever Young)? 은행나무침대 황장군 혹은 박대기 기자? 아니면, 아기공룡 둘리? 아, 인간이 아니군요. 

소설에서는 불치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냉동 상태로 기다리는 스토리가 꽤 많은 듯해요. 또는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냉동수면 상태에 들어가는 장면도 종종 등장하지요. 냉동인간을 소재로 구상할 수 있는 스토리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겠다 생각도 들어요. 

여기 간추린 작품들을 보시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소재를 여러 작가님들이 어떻게 다른 온도와 호흡으로 표현하셨는지 비교해 보세요!

 

아버지의 봄   by altervox

편집부 추천작으로 선정 되었던 작품입니다. 아버지는 자신만의 봄을 찾아, 병의 치유가 가능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냉동 보관통에 들어갔습니다. 남겨진 나와 어머니에게 과연 그는 여전히 아버지와 남편으로 존재하는 걸까요? 오히려 그의 부재와 결핍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요? 담담한 독백의 문장들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마음 한켠이 휑하니 서글픈 감정이 어지러이 메아리칩니다.  

 

M과 숨   by 김유정

위태로운 마음으로 비틀거리며 살아가는 M, 그리고 동생의 사고 후 전화에 대한 집착을 얻은 은우.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줍니다. 하지만 둘을 이어주는 그 끈이 역으로 자신들의 상처를 더욱 도드라지게, 치유되지는 않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끝내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M의 선택은….

 

냉동인간 엘리   by 코코아드림

나는 남편 조엘이 우리 집 고용인 앨리스와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꼴 저 꼴 볼 것 없이 깔끔한 해결책을 선택해요. 이혼 후 냉동수면! 넉넉한 재산은 유일하게 믿을만한 동생 빌리에게 관리를 위탁하고요. 그런데 두둥!

 

미라벨 양의 시간 여행   by Clouidy

발사 이후 칠백 년이 넘도록 종적을 감추었던 우주왕복선 오디세이호가 발견됩니다. 그 안에서 발견된 생존자 소녀. 그녀에게 미라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칠백 년 전의 기억을 되짚어 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Clouidy 작가님 특유의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느껴 보세요. 

 

냉동보존에 지원하는 갑부 필모어 씨   by 외계바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냉동인간은 조금 다른 관점입니다. 아니, 어쩌면 병을 치유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점은 비슷하네요. 다만 그 병이란 게 바로 죽음이고, 필모어 씨가 원하는 것이 영생이란 점이지요. 갑부와 기자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내용은 점점 고조 되던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스크루지 이야기의 SF 버전이 됩니다. 

 

Fly me to the moon   by 조제

사실 이 작품에서 냉동인간은 아주 중요한 요소는 아니에요. 이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재즈와 달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별의 아픔을 냉동수면 실험 참가라는 꼼수로 회피한 주인공은 5년 후에 깨어나서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그대로이기도 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많은 분들이 감상 남기셨다시피 카우보이 비밥의 에피소드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냉동 돌봄서비스   by 박넝쿨

냉동 돌봄서비스를 아십니까? 육아의 여유가 없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부모가 없는 시간 동안 아이를 냉동 보관해주는 서비스 업체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아이를 찾으러 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아이를 임시 아동 위탁소로 넘길 위기에 처한 혼혈 엄마를 안타깝게 여긴 직원이 결심을 하는 순간…

 

 

여러분은 어떤 상황이 닥치면 냉동인간이 되는 길을 선택하실까요? 아니면 절대로 냉동캡슐에 들어갈 생각은 없으실까요? 어쨌든 극저온 기술이 아닌 자연 상태의 추위는 감기만 불러오니, 남은 겨울을 건강하고 따뜻하게 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