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이야! 뿔이 났어요! 이달의큐레이션

대상작품: <사람의 뿔> 외 5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1년 2월, 조회 130

2021 신축년 소띠 해가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소는 쟁기질을 돕고, 짐수레를 끌고, 식재료의 역할까지, 우리 인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사랑을 받는 존재였습니다. 우직한 근면성의 대명사이기도 하지요. 

뿔은 어떤가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 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뿔 자체는 썩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닙니다. 오히려 단 김에 빼야 할 대상이죠. 분노했다, 라는 뜻으로 뿔났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요. 뾰족하게 찔러대는 골칫거리라고 할까요. 그렇죠?

여기 뿔이 나오는 소설들을 골라 모았습니다.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는 어떤 뿔에 대한 이야기인지 한 번 둘러 보세요. 

 

이일경

사람의 뿔을 달여먹으면 죽은 사람도 살아난대. 희귀병에 걸린 딸을 둔 부부에게 선물 같기도 하고 저주 같기도 한 소문이 들려 옵니다. 뿔이 잘린 사람은 죽게 된다는데, 부부는 애초에 뿔이 있으면 괴물이지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딸을 위해 이기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파국을 향해 치닫는 이 이야기에서 괴물은 누구인가요?

 

홍윤표

어느날 온몸에 뿔이 돋아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뿔 때문에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 남자는 SNS를 통해 자신과 너무 잘 맞는 여자를 알게 됩니다. 갑자기 돋아났던 뿔은 마찬가지로 갑자기 사라지고, 남자는 언젠가부터 자신을 피하던 여자를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담한 문장들에 담겨 있습니다. 

 

요나렉

여성의 뇌에 뿌리를 내리고 이마에 뿔이 돋아나는 감염병이 돌아요. 이렇게 뿔이 발현된 여자는 그 원인을 제공한 남자를 따라다녀요. 남자는 뿔에 감염된 자들을 사냥하는 구원자입니다. 사랑, 기억, 존재의 의미, 희망 등을 처절하게 외로운 주인공을 통해 보여주는 독특한 설정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단편입니다. 

 

히포그리프

막대한 재산을 쏟아부어 전세계의 희귀한 존재들을 끌어 모은 동물원이 개장해요. 거대한 독수리 로크, 팔테라 산맥의 설인, 와이번, 바실리스크 등등. 그 중에서도 화제의 중심은 바로 그리폰입니다. 그리폰 자체는 기사단의 탈것으로 종종 보아 왔지만, 이 그리폰은 뿔이 돋아 있는 특별한 존재, 혼드 그리폰입니다. 그 광기어린 출생의 비밀을 들어 보시지요. 

 

지레

포도주를 좋아하는 기사가 드래곤의 뿔이 비싸게 팔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리석은 계획을 세우는 짧은 우화입니다. 

 

유권조

 

기사보 권보람은 이마에 두 개의 뿔이 난 사람의 폭발 사건을 겪고, 못해먹겠다며 기사단을 때려치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보람의 이마에 뿔이 나요. 뿔과 기도회 / 기사단의 비밀에 대해 알고 있는 혜진을 만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갑니다. 과연 보람의 운명은?

 

 

소와 뿔에 관해 이것저것 찾다 보니, 소뿔 우에 닭알 쌓을 궁리를 한다, 라는 속담이 있네요. 불가능한 일을 해보겠다고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라는데, 그것참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지 않나요? 소설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니까요. 아울러 소설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이루어내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