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브릿G에 양질의 미스테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어서 하루에 수십번씩 들르는 데도 매번 새로운 설렘을 안고 로그인을 하게 됩니다.
이 글 또한 글의 재미와 탄탄한 구성, 완독 후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결말까지 무엇하나 놓칠 게 없는 수작이라고 생각되어 브릿G의 미스테리 매니아분들께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일단 이 작품은 전형적인 미스테리의 요건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약간 삐딱한 냉소적인 성격의 주인공에게 생긴 생활속의 미스테리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점차 긴장감을 높여가면서 새로운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등장하기 때문에 점점 몰입도를 높여갑니다.
사건과 새로운 사건을 잇는 방식도 유연해서 어색하지 않고 물흐르듯 독서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구성의 짜임새는 작가님의 오랜 고민과 끊임없는 퇴고작업으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작가님이 앞으로 보여주실 작품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부분입니다.
아직 인정을 받지 못 했지만 글쓰기를 놓지 못 하는 주인공은 집중을 위한 장소로 한 카페를 점찍습니다.
스위스하고는 별 관련이 없어보이지만 조용하고 분위기도 괜찮은 그 곳. 모든 작가들이 꿈꿀 법한 그 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그는 카페주인과 어떤 손님의 묘한 행동을 목격하게 됩니다.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 ‘스위스커피’. 주인공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 메뉴는 카페주인의 미심쩍은 반응과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는 말에 주인공의 오지랖을 더욱 자극하게 됩니다.
때맞춰 어린 시절 별것아닌 일로 사이가 멀어진 동창을 만나게 된 그는 오랫만에 만난 친구의 행복한 일상에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얼마 안 되어 친구의 행복이 산산조각나고, 카페주인이 친구에게 스위스커피를 제안하자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참기힘든 고통으로 인해 삶이 힘겨운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스위스커피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 작품은 정통 미스테리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트릭과 훌륭한 반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생활 속 미스테리’라 해야 할까요?
비딱하고 꼬인 심리상태를 보이던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말못할 고통을 바라보고 시선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글을 읽는 또다른 재미가 될 겁니다.
이 글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는 역시 카페주인인데, 비중이 적은 것은 그렇다 해도 상담과정 같은 것이 비밀에 싸인 채로 결말이 지어진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조금 아쉽습니다. 연작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만.
이 작품은 작품 설명과 스포의 경계가 아주 오묘해서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목도 몇 번을 고쳤는데, 이마저도 과한 스포가 될 것 같아 걱정이네요. 작가님께 누가 되는 글이 될까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은 꼭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글 찬양으로 끝맺음을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유럽을 비롯한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되고있는 이 현상을 작가님은 아주 뛰어난 문장력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감칠맛 팍팍나는 대화들로 잘 버무려놓으셨습니다.
미스테리 장르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감히 자신할 수 있지만, 완독하시고 ‘과연 난 이 커피가 우리동네에서 팔리는 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을은 미스테리의 계절인 걸까요?
신작으로 올라오는 작품들을 보며 한동안은 불면의 밤을 종종 보낼 것 같지만. 이것 또한 너무나 행복한 걱정이군요.
미스테리를 기대하고 오셨든, 그저 재미있는 단편소설을 보고싶어서 오셨든 이 글은 브릿G의 까다로운 독자 여러분들을 만족시킬 만한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저는 아직 결론을 못 내렸습니다만, 스위스 커피에 대한 독자분들의 생각을 단문으로 남겨주시는 것도 작가님께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