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를 치지 않은 자연식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시청 앞 김밥천국 혼밥클럽 (작가: 전혜진, 작품정보)
리뷰어: , 17년 3월, 조회 57

사람의 욕구 중에서 식탐이 가장 크다고 한다. 문화가 발전하고 살기가 편해지면서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애를 쓴다. 더 이상 음식은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는 재료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세끼, 적어도 두 끼 정도는 음식을 대하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음식을 소재로 한 구상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발표되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음식을 가지고 쓰는 일이 결코 쉬운 게 아니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음식을 다루는 작품을 쓰려면 일단 식재료와 요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그 안에 공감할만한 스토리를 덧칠할 혜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요리전문잡지와 달리 독자가 맛깔스런 글맛을 느끼게 하려면 작가는 아마 머리가 빠개지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이 연재된다는 걸 알았을 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했다. 가장 흥미를 느낀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늦게 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읽은 소감부터 말하면 무공해 재료로 만든 담백한 음식을 먹은 기분이다. 작가는 시청 앞 김밥천국을 찾은 손님과 음식에 얽힌 사연을 양념 없이 편하게 서술한다. 편하게 서술했다고 해서 내용이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김밥천국이 어떤 곳인가? 분식 즉 주식이 아닌 것으로 끼니를 때우는 곳이다. 주로 서민들이 가벼운 지갑을 들고 찾는다. 그러니 이야기는 당연히 서민들의 애환일 수밖에 없다. 그들 중엔 삐까번쩍한 외제차를 모는 이도 없고, 이름만 대면 상대가 알아서 기는 사람도 없다. 그들은 일개미처럼 아동바동 사는 우리와 같다. 그래서 읽고 나면 음식이 걸린 듯 명치끝이 답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 역시 우리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현란한 요리 솜씨나 고급스런 데커레이션은 애초에 기대하지 말라. 우리 삶에 언제 그런 양념이 끼얹어졌던 적이 있었던가?

 

분식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 분식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소싯적 한번쯤 분식점 사장을 꿈꿨던 사람은 꼭 읽기를 바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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