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먼저 작품을 꽤 많이 올리셨다는 거였고요. 두 번째는 그 소설들이 홈즈식 닳고닳은 추리를 연상시키는 제목들이었다는 겁니다.
소개부터 독자의 눈길을 잡아 끌도록
안타까운 글이었습니다. 일단 무심하신 작가소개부터 그랬는데요.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 소개도 그랬습니다. “단편입니다. 재미는 조금 없습니다.”
읽히길 바란다면 더 자세하게 쓰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어떤 방향으로 소설을 쓰고, 그 장점이 무엇인지 어필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문만큼이나 묘사에 힘을 줬으면
작품 자체로 들어가면요. 묘사에 좀 더 힘을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글을 읽을 때 일단 모양을 봅니다. 대화문만 가득하면 화면이 텅텅 비고 줄바꿈이 많아서 읽기가 힘들죠. 그렇다고 너무 묘사가 빽빽해서 한 문단이 몇 십 줄을 넘어가는 글도 읽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숙련된 작가는 적당한 게 뭔지 알죠.
이 소설은 빈약한 쪽이었습니다. 이 긴 글이 순전히 대화문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어요. 말풍선만 있는 만화같았습니다. 캐릭터들이 어떤 사람인지, 사건 현장은 어떠한지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더군요. 특히 추리물은 묘사를 상세하게 해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고요. 긴장감이나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고요. 독자를 엉뚱한 방향으로 미스디렉션할 수도 있고요. 묘사가 할 수 있는 기능이 정말 많은데, 너무 대사에 의존하시지 않나 싶습니다.
더 논리적인 추리였으면
이야기를 배배꼬지만 결말은 허무했습니다. 놀라운 추리라 하기도 그렇고요. 핵심 단서인 그것이 나중에 가서야 드러난다는 점도 그렇고요. 그런 희귀한 걸 수사 관련자가 우연히 가지고 있어서 힌트를 얻는다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게다가 사인이 뇌진탕이라면 어떻게 봐도 자살이 아닌 게 밝혀질텐데 처음부터, 우연한 사고로 만드는 게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한 짓이 나쁜 짓이긴 한데, 그게 과실치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행위가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충분히 예견하기 어렵지 않나 싶고요.
아직 나아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한 번 자기 소설을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이랑 비교 분석해보시면 많이 배우실 거라 생각합니다. 장면과 문단 구성하는 법부터, 추리를 설계하는 방법을 확실히 익혀보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