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연정! go 이레! go 주라!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편의점 중립구역점 (작가: 김N, 작품정보)
리뷰어: 주렁주렁, 19년 9월, 조회 77

“2120년. 전쟁 중인 연합군과 자위군의 무언의 합의로 만들어진 중립구역에, 돌연 편의점이 생겨난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라 일찍 잘 생각이었어요. 저녁을 먹고 재활용 쓰레기를 내놔야 하는데 막상 하려니 귀찮아서 그 전에 브릿지 단편을 하나 읽자, 폰을 들고 바닥에 철퍼덕 앉았지요. 위의 작품 설명이 다였어요. 전쟁이 나오겠구나 싶었고 예상대로 시작부터 전시상황 설명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전 과학소설의 탈을 쓴, 현재의 한국 비판 플러스 설교 장광설 소설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좀만 더 읽어보자 했지요.

ㅡ 으하하하하하

예, 좀만 더 읽다가 전 육성으로 터져서 깔깔거렸어요. 편의점 등장에서 빵 터졌고 연정의 등장 때도 육성으로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웃긴거예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비일상에 일상을 슬쩍 밀어넣으면서 상황을 묘사하는데 이 장면장면들의 이미지가 너무 생생해서, 혹시 웹툰 스토리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 공부를 하셨나? 잠깐 생각했더랬어요.

그래서 저는, 아 이 소설은 내 취향에 딱 맞는 코믹 과학소설이구나 하면서 계속 읽어갔지요. 그렇지는 않더군요.

 

이 소설은 여성 3인조의 액션 모험 활극 과학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대, 20대, 30대(맞지요? 곧 40대가 된다고 본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40대라고 한 것도 같고요)의 한국 여성 셋이 편의점 중립구역점에 우연히 모이게 됩니다. 한 사람은 고등학생이고, 다른 둘은 군인입니다. 사건이 벌어지고요.

 

리뷰 공모에서 김N 작가님 말씀을 보면, “서사적인 완결성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계신다고 독자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물어보시더군요. 글쎄요, 저는 서사적인 완결성에 딱히 미흡하다거나 이상한 점은 못 느꼈어요. 마지막 부분은 감동적이기까지 했고요.

 

단지 이런건 있어요. 저는 지금 소설을 끝까지 갓 읽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그러니 너무 날것의 감상일수도 있고 또 기억이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이 점은 미리 말씀을 드릴께요. 근데 나중에 쓰면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사라질까봐 지금 써야겠더라고요

군인인 주라와 이레가 잘 구별이 안 갑니다. 헷갈려요. 아마 둘 다 군인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처음에는 그냥 둘 중 한 명을 남자로 하면 어떨까 생각도 했어요 기억하기 쉽게. 더 읽다보니 남자로 바꾸는건 안 되겠고, 그럼 줄리아라거나 히토미라거나 암튼 세 글자 이상의 이름을 가진 외국 여자로 바꾸면 어떨까 했어요. 그래야 기억하기 쉬우니까. 근데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셋 다 바뀌면 안 되겠더만요. 셋이 이야기의 삼각형을 이루는 3인조 여성 모험 활극이기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게, 숫자가 100까지 가더라도 단락 덩어리를 좀 잘게 끊어서 1, 2, 3 식으로 구별을 해주는 게 어떨까 싶어요. 이레의 문 얘기도 단락 변화 없이 뜬금없이 끼어든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내용상 필요하긴 한데, 독자인 제 입장서는 너무 빽빽하니까, 어디 나왔더라 앞으로 다시 찾아가기에는 지표가 너무 없어요. 그래서 회차를 쪼개서 연재 형식으로 하거나 아니면 본문 안에 1,2,3 이런 걸 많이 넣어서 독자의 눈에 좀 여유를 줄 수 있게 편집을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이레와 주라 부분을 더 늘려서 경장편으로 확장하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소재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이야기도 좋은데, 이레와 주라가 펄떡펄떡 뛰어다닐 분량이 적네요. 이 둘 얘기가 더 많고 치밀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암튼 둘이 너무 헷갈리고 둘을 구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러니 이 부분이 몰입을 좀 방해한다 싶고요 .

그 덕분인지 연정은 굉장히 생생하고 좋네요 아 정말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연정을 중심에 놓고 연정의 모험과 청춘 학원물로 좋을텐데….’ 이 생각도 했어요. 연정 개인 뿐 아니라 연정의 친구들과 학교 묘사도 참 좋았거든요.

 

아참 그리고 셋이 본격적으로 모험하는 부분에서는 누굴 지칭하는지 모르겠는 문장들이 있어요. 뭘 설명하는지 모르겠는 부분들도 좀 있고요. 출력이 가능하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싶은 욕망을 잠깐 느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찾아보니 [세상은 녹고 H는 장마를 마신다]도 김N 작가님 소설이었네요. 2주 전인가 읽고 리뷰 써야지 킵 해놓은 단편이었거든요. 전 참 좋더라고요, 이 단편이. 이상하게 예전에 읽은 시어도어 스터전의 [인간을 넘어서]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그러나 참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한 개인의 안으로,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결말이어야 하나? 란 생각을 했어요. 충분히 판을 더 키울 수 있는 이야기인데 결말이 뭐랄까요, 개인적인 성찰? 어떤 한 개인의 폐쇄성을 엿본 것 같은 느낌? 이게 제가 리뷰를 쓰는데 망설인 이유였어요.

그러다 읽게 된 [편의점 중립구역점] 결말을 보고 나니, 참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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