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랑의 마법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위모 (작가: 권선율, 작품정보)
리뷰어: stelo, 19년 8월, 조회 74

이 리뷰는 원래 어제 올리려 했지만, 답을 찾지 못해서 미뤄졌습니다. 이야기 속에 나온 마법 주문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1. 사랑 마법의 정석

이 이야기는 여러모로 정석적인 사랑 마법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나, 요즘 잘 나가는 로맨스 드라마의 정석은 아니고요. 일본 서브컬쳐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스러운 이야기의 정석입니다. 한국 웹툰에서도 요즘 자주 쓰이는 패턴이죠.

일단 캐릭터 구성부터 쉽게 볼 수 있는 구도인데요. 남주인 ‘나’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생활력이 없이 인간 관계라고는 없는 아저씨 마법사고요. 여주, 메리는 위모라는 마법의 병을 앓고 있지만 어리고 적극적이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사실 전부이기도 합니다. 다른 친구나 가족은 거의 나오지 않고요. 메리는 여기 오기 전에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았는지도 다뤄지지 않습니다. 딸이 중병에 걸렸는데 갑자기 알아서 치료하겠답시고 여행을 떠나서 연락도 없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을까 싶지만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세상에 현실적인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요. 이 모두가 일본과 그 영향을 받은 한국 웹툰, 웹소설의 장르문법이라 생각하면 납득이 갑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이야기는 잘 짜여 있습니다. 마법의 병 위모는 갈등의 중심이고, 사라지지 않는 위험입니다. 메리는 계속 위모 때문에 쓰러지죠. 위모 때문에 행복하고 일상적인 장면에서도 위태위태한 기분이 듭니다.

위모는 ‘사랑의 아픔’에 대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이 사랑의 마법은 두 사람의 관계와 긴밀히 엮여 있습니다. 이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에서 많이 쓰는 기법인데요. 저는 ‘마음의 빈틈’ 이야기라고 부릅니다. 내면의 상처나 갈등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위협이나 재앙으로 현실화되는 거죠.

“우리 언니가 그랬어요. 위모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과 같다고. 근데 그 감정을 잃어버리면 우리 안이 텅 비어서 하얗게 변해버리는 거라고. 그러니까 사실 위모는 흑마법이 아니래요…… 정말 웃기죠? 이렇게나 아픈데……”

작가님은 이런 요소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 이야기가 정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나 싶네요.

 

2. 알 수 없는 언어

그런데 하나 독특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특이하지만 뭔가 알아 들을 수 있는 언어로 된 주문이죠. 요정어를 만든 톨킨 시절부터 판타지 속 마법 언어는 중요한 복선이 되곤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공부가 하기 싫을 때 외국어를 공부하는 취미가 있는데요. 그래서 주문들이 매우 신경 쓰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누 헤르스트’를 보고 프랑스어인가 싶었습니다. 헤르스트가 뭔지 모르지만 누Nous가 우리를 뜻하는 프랑스어 대명사인 건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그 벤 히어”의 뜻을 듣고 나서 이 가설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 에인즈암이 말해주듯이 독일어로 ‘Ich bien hier’는 영어로는 I am here. ‘내가 이곳에 있어’라는 뜻이거든요.

하지만 에인즈암은 다른 주문들이 무슨 뜻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죠. 저는 그래도 라틴 계열 언어가 아닐까 하고 어학사전을 뒤져봤습니다. 발음도 쳐보고, 뜻도 추측해서 쳐봤어요. 하지만 결국 뜻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제 언어 공부가 부족한 것일까요. 안타깝습니다.

누 헤르스트

알쉬브리프 브리드리엣 옴테 헤핀

웨이즈 블레이 -> “그대가 행복해지길”

이그 벤 히어 -> “내가 이곳에 있어”

 

3.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

하지만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죠.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격언도 있으니까요. 결국 프림은 왜 혼자 죽어갔을까요. 반면에 메리와 에인즈암은 왜 괜찮았을까요?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요? 그로부터 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아저씨도, 나도 아프지 않았으면 됐죠, 뭐.”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서로에게 서로가 있어줬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반복되는 주제지만, 저는 여전히 따뜻하고 아름답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에 단순한 말로 요약되는 주제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리뷰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작가만 피드백을 받을 수는 없죠. 저는 브릿지 작가분들에게 높은 기대를 하고 있고요. 작가분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리뷰에 피드백을 해주시면, 리뷰를 쓸 때 참고하겠습니다. 다음 3가지를 브릿지 쪽지로 보내주셔도 되고요. 이메일로(twinstae@naver.com)보내주셔도 됩니다.

1. 리뷰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이나, 도움이 된 부분은 무엇인가요?

2. 리뷰에 동의하지 않거나 설명하고 싶으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3. 리뷰에 이런 걸 써주면 좋겠다던가, 없어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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