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바 노릇.. 감상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누나 노릇 (작가: 이나경,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9년 6월, 조회 86

딱히 독후감을 쓸 생각은 없었어요, 이게 독후감으로 읽힐수도 있겠지만 그냥 좋은 작품에 대한

개인적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무말이나 끼적댄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누군가의 노릇을 한다는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식노릇, 부모노릇,

형제노릇등 가장 기본적인 노릇은 가족과 관련된 것이겠죠, 솔직히 이 작품을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문득

나는 누군가의 노릇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부모노릇에 충실히하고 살아가고 있긴 합니다만 이를 제외한 어떠한 노릇이 있을까하고 말이죠,

나는 나밖에 모르고 살았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릇이라는 말의 의미는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가 어떠한

노력을 한다는 느낌이 지배적입니다.. 그리고 그 노릇을 받은 당사자는 그게 당연한 줄 알테구요,

그 당연한 것이 누군가의 노릇으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이라는 생각을 여태껏 해보질 못했어요,

당연히 그게 당연한 배려이자 배품이자 양보이자 이해이자 포용이자 도움이라고 생각해버렸을테니까요,

제가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난 누군가의 노릇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늘 누군가의 노릇에 대한 받음만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부모노릇이라고 하는 것 자체도 스스로

그 댓가의 배려를 제가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소설처럼 자신을 희생하며 그 노릇을 행하는 사람들이 저를 비롯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요, 그러니 누나노릇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겠습니까,

 

이 작품은 벰파이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요, 생각에 따라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누나노릇에 대한 남아선호사상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과거(지금도 그럴지도) 우리나라의 가족사를 빗댄 사회파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그 노릇의

댓가를 받는 이는 가족중에서도 유독 남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남자들은 늘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인줄

알고 부끄럼없이 노릇을 강요하곤 하죠, 이성적으로 이런 철없는 인간의 요구에 가족으로서 그 인간이 똑바로 살길

원한다면 더이상 너에 대한 나의 노릇을 접겠다라고 단언하고 무시해버리면 될텐데 참 쉽지 않나봅니다..

안쓰럽고 불쌍하고 무엇보다 사랑하니까 그렇겠죠, 하지만 이러한 노릇에 의도를 그 인간이 알지를 못하잖아요,

허구헌 날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이야기들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이러하죠, 패륜이니 어쩌니하면서 말이죠,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흔한 일이죠, 이 사회에서 우리의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가족의 피까지 빨아쳐먹는

패륜아들의 이야기들 말입니다.. 그러니 이 작품은 뱀파이어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작가님은 어쩔 수 없이

피를 탐하게 되는 인간의 허술함 속에 탐욕의 영원을 뱀파이어라는 개념으로 그려내려 한 것 같습니다..

아님 말구요,

 

무척이나 재미네요, 공감백배의 노릇에 대한 가족의 이야기와 우리의 전형적인 삶의 이면을 편안하게 드러내는

스토리의 흐름이 즐겁습니다.. 간만에 짧지만 그 의미가 대단히 중후한 작품이어서 간만에 들어와서 좋은 느낌으로

작품을 읽고 간단히 끼적거리려는 의도가 중언부언하면서 길게 되버렸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그녀가 행한 노릇의

댓가에 따른 피맛의 느낌, 상당히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습니다.. 멋진 작품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부탁드리겠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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