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만에 찾아와서 작품을 클릭하니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작품이 가장 위에 올라온 최신작품이었는지라..
아그책이라는 작가님은 과거 제가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기분좋게 짧은 소설이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것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봤습니다.. 일단은 우울하네요, 짠하기도 하구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부대끼며 산다는게 쉽진 않죠, 그 대상이 누구든 상관없이 우린 사랑을 하고
살아갑니다.. 인간이기에 나만을 유일한 사랑으로 원하고 살고 싶진 않죠, 아마도 인간의 본성일겝니다..
물론 그 누구보다 가장 사랑하는 이가 본인 스스로라는건 굳이 들춰낼 필요는 없죠, 우린 그렇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자아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의문으로 인해 스스로 강박에 빠져버린 사람,
스스로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싶지만 그런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묻고 반복적으로 답을 얻으려는 강박의 습성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정도의 강박은 가지고 살아가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은
그렇게 크지 않죠, 앞서 말한 인간은 부대끼며 살아가는 존재이기때문에 원하든 거부하든 이러한 강박이 서로에게
상대에게 어느정도의 치유와 희석을 시켜주는 계기가 되는게 일반적인걸겝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아픔과 고통과 집착과 강박과 불안이 스스로를 잠식하는 그 누군가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죠,
느껴져요, 작품에서 작가님께서 보여주시고자한 사회적 불안자의 고통스러운 강박의 두려움과 혼란이 뭔지,
하지만 작품에서 작가님께서 설정하신 사랑의 대상은 작가님이 그려내려는 강박증에 대한 인물의 심리적 공포나
두려움과는 거의 매치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랑은 그 대상이 누구가 되었던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느껴져야
되는데 오히려 이 작품에서는 그게 상당히 어색한 느낌으로 일단은 다가오구요, 그리고 강박사고나 증세의 성향
으로 표현한 상황들은 특히나 인물의 성적 취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그 사랑의 대상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강조하시고 싶어셨다고 한다면 더 어색합니다.. 주인공이 겪는 강박증세의 취향적 설정에 대해
전 이러한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일반 대중으로서 고민해봐도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고통스럽게 겪는 강박사고와 그 증세의 두려움의 대상이나 상황들이 주인공에게 주어진 사랑의 대상과
그 이야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죠, 또한 작가님께서 의도한 상황의 결말부는 초반부터 모든 독자들에게 그
의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으로 이어지는 극적 반전이나 초반부의 자살의도등의 연결도 딱히 공감이
가지는 않았구요, 후반부의 극단적인 감정의 혼란과 강박의 심리적 압박을 표현하려는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상황적 설정은 소설의 영역이나 독자의 이해 및 공감을 많은 분들에게 확장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작가님의 의도나 인물의 감성적 생채기를 대단히 집요하고 농밀한 감정선의 극단을 표현
해나가면서 그려나가는 방식은 마음에 듭니다.. 짧은 단편소설에서 길게 풀어서 할 이야기를 짧은 문장속에 함유하는
방법이 얼마나 힘든 지, 여러 단편소설을 읽어보면서 아주 초큼은 알고 있으니까요, 쉽지 않죠, 아니 어렵습니다..
어설픈 독자로서 단편소설 하나로 큰 감흥이나 감탄을 내뱉는 경우가 드뭅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하루키같은 작가
라도 저 개인적으로는 같잖은 단편소설이 있더구만요, 남들은 뭐할 지 몰라도,
단편소설은 처음과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시작점과
마지막의 작가의 문장은 좋았습니다.. 그 문장의 의도와 내용이 무엇이었던 간에, 작가가 드러내고자한 감정의
의도를 잘 살린 느낌은 받았거덩요, 특히나 마지막의 문장은 제법 멋졌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아주 간만에 어떤
작가분이 아는 체를 해주시는 바람에 다시 들어와본 브릿G에서 즐거운 작품을 만나 행복헀습니다..
늘 건필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만들어주세요, 오다가다 또 눈에 띄면 읽어볼께요, 퐈이링임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