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블랙홀을 뚫고 나아가보기 감상

대상작품: 우주개척선 스팅레이호 (작가: 납자루, 작품정보)
리뷰어: 소윤, 19년 5월, 조회 42

1. 짧고, 빠르고, 굵게

개인적으로 짧은 글을 잘 써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의 길고 짧음으로 그 우위나 난이도를 따지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제한된 분량 안에 완성된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효과/경험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요. 단편은 가장 필요한 말만을 골라 가장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가 닿아야 하니 버릴 수 있는 문장이 없어야 하지만 너무 여유없고 딱딱한 글이 되어도 곤란하지요. 그런 점에서 이 짤막한 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구성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짐작하지 못한 영역까지 전개가 훅 뻗어나갈 뿐만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유쾌한 디테일도 세심하게 들어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차분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위화감 없이 속도감이 슉슉 올라가다가 고무줄 튕기듯 훅 들어와 작품을 닫는 결말부까지 긴장감의 흐름도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32매짜리를 읽었다고 생각하기 힘드네요.

스포는 절대 밟지 말고 작품을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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