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죽었다고 세상이 멈추는 일은 없다. 동성애자가 죽을 때도 그러하다.
리뷰라는 건 대상이 되는 소설 작품에 대해서 논하는 기본적인 행위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시-본다(re-view)는,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글 속에서 제시되고 있는 주제나 메시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한다는 것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왜 이런 짧은 글을 작가분이 썼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글이라는 수단으로 친구를 떠나 보내기 위해서 이런 글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아니라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화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신이 나의 기도에 응답한 것 같다고요. 제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다. 더욱이,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셨다.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전 3:11-12)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아마 친구를 위해 기도하는 일도 여기 안에 포함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자신의 신앙에 직면하는 한 사람의 고백으로 읽었습니다. 친구의 죽음이라는 계기를 통해서요. 자신이 가짜 기독교인이고, 그에 “나처럼 종교 좆까라 하는 녀석이”라는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지만, 신이 어쩌면 “하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신 이상 진짜와 가짜 신앙을 나누는 것처럼 의미 없는 일도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