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주인공인 황금용은 괴도인 양아버지에게 후계자로서 특별한 훈련들을 여러가지 받았습니다. 양아버지 덕분에 오랫동안 풍요로운 삶을 지냈지만, 그 삶에 갑작스럽게 위기가 들이닥치자 바로 집에서 도망치고, 양아버지가 남긴 단서를 따라 남소운이 있는 캐터포일 탐정사무소로 오게 됩니다.
또다른 주인공인 남소운은 유명한 탐정인 삼촌(실제로는 오촌이나, 작중에는 편의상 삼촌으로 부름)의 탐정 사무소를 대신 맡고 있습니다. 추리 실력은 뛰어나지만, 삼촌의 명패를 멋대로 자신의 명패로 개조하는 등의 톡톡 튀는 성격입니다. 황금용도 평범하지 않는데, 남소운과 붙여놓으면 평범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황금용과 남소운은 처음에는 서로 못 잡아먹을 것 처럼 으르렁대지만 끝내 같이 행동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고,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하지만, 끝내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초반에는 주인공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면서 생기는 케미가 매력입니다. 그 이후에는 황금용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그에 더해지는 스릴러와 서스펜스 요소들이 적절히 나와 주면서, 전개의 긴장을 떨어뜨리지 않게 해주고 계속 몰입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후반부에는 그런 요소들이 뜬금없이 튀어나온다는 느낌이 좀 들기도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찬사를 보내고 싶네요.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규칙은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편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암호문도 너무 어렵지 않고, 단서들도 적절하게 주어졌고, 반전도 너무 갑작스럽거나 생뚱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난이도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서 가볍게 읽으시기 좋습니다.
설레발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처음에는 황금용의 이야기였으니 다음 번에는 남소운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싶네요. 이번에는 황금용을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 때문이라고 쳐도, 황금용에 비해서 너무 정보가 부족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그리고 황금용이 자신이 배운 특기들을 또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도 기대됩니다. 그런데 잘 써먹으려면 장편이 되어야 가능할 텐데… 당분간은 무리겠네요. 두번째 장편이 나올 날을 기다리는 동안, 단편에서 남소운에게 치이면서 탐정 실력을 갈고 닦을 수밖에 없겠네요.
탐정이라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일에 기꺼이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황금용과 남소은에게 행운을 빌며 글을 마칩니다. 부디 시급 백만 원 짜리 사건이 들어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