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공모 공모채택

대상작품: 영원히 어린 붉은 달 (작가: TOKI, 작품정보)
리뷰어: Ace, 19년 3월, 조회 72

 

반갑습니다. 에이스입니다.

TOKI 작가님의 글을 세번째 리뷰작품으로 선정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리내어 읽어보면, 토키인데.. 혹시 달에 사시나요?

농담이구요.

스포일러는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도 편안하게 리뷰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리뷰의 흐름상 아주 조금 추가된 소설의 부분적인 줄거리는 있습니다.


 

 

작품은 3회차로, 100매가 조금 넘어가는 단편 소설입니다.

치명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을, 포기하게 되는 주인공 ‘어머니’ 의 타임리프 이야기.

이 한 줄로, 소설에 대한 내용을 설명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첫 화의 식상한 달에 사는 ‘달토끼’를 보며 저는 생각합니다.

에이. 별거 아닌 주제잖아? 결국 예상대로 되겠지. 이 글은 리뷰를 쓰지 말아야겠다.

그러나 2회를 본 저는, 마음이 바뀌어 버립니다. 아 이 글은 꼭 리뷰를 써야 겠다고.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선택할 권리’ 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끊임없이 놓이게 되죠.

어쩌면 삶은 선택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당장 오늘 무슨 음식을 먹을까? 무슨 옷을 입고 어떤 책을 읽을까?

하는 데에도 선택을 해야 하니까요. 하다 못해 어디에 주차할까? 어디에 앉을까? 같은 경우에도 해당됩니다.

1회를 보고는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제 자식인데, 평생토록 불구인 장애라고 해서 그렇게 달토끼에게 버릴(버리기보다 어쩐지 제물로 바

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수 있어? 하고 화가 났지요.

하지만 2화에서는, 작가님의 탁월한 글실력에서 나타나는 덤덤한 표현이 진가를 이룹니다.

 

“오늘따라 엄마가 엄청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달토끼가 제안한 시간여행은 총 세번. 그 소중한 세 번의 기회를 주인공은 자신의 이제는 곁에 없는 엄마를 보러

갑니다. 우리의 ‘어머니’도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딸’이었겠죠. 사소한 대화와 일상을 통해,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와의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홀로 힘겹게 주인공을 키워낸 어머니를, 주인공은 단 한순간도 원망한

적 없었죠. 그리고 덤덤히 자신의 아이 ‘달이’ 에 대한 생각을 정리합니다.

이 부분을 저는 읽고 또 읽었습니다. 커다란 사건도, 극적인 요소도 들어있지 않은 일상적인 대화일 뿐인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어머니의 사랑은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후, 밤하늘을 보며 천체관측에 취미가 있던 남편과의 연애시절로 돌아가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그의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녀는 남편과 별을 보며, 평범함에서 오는 소중함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죠.  

그리고 모든 것을 이해함에도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일도 있습니다.

주인공 옆에서 끝내 그녀만을 생각해준 남편 역시 힘들었을 테지만, 그 덤덤함 속에는 자신의 배우자와

앞으로 형성될 가족을 위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고 아픔을 참아내는 고된 인내의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이기적인 선택은, 치가 떨리지만 무턱대고 비난할 수도 손가락질 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했을까.

과연 그 힘든 가시밭길을, 모든 것을 포기한 채로 꿋꿋히 걸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이기적인 것은 무턱대고 판단했던 제 자신일지도 모르지요.

누구에게나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은, 언제나 자신을 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생’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또한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다고 하여, 그것을 온전한 사랑이라고 정의내릴 수도 없습니다.

 


 

순수한 영혼의 달이와 달토끼. 그들은 정말 영원히 함께 살아가게 될까요?

아픈 기억과 과거는 덤덤하게 잊고, 묻어두는 편이 좋을 때도 있죠.

하지만 주인공의 기억이 지워졌대도, 그녀는 평생토록 달을 보면 마음 한 편이 아려올 것입니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으니까요.

달토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달토끼의 정체는 ‘달이’의 본모습이 아니었을까요?

모든 부분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생각을 해본 작품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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