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 호러 판타지 – 문단속을 잘 하고 읽으셔야 합니다. 공모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문 뒤의 마리안느 (작가: J ha, 작품정보)
리뷰어: Ace, 19년 3월, 조회 159

 


 

반갑습니다. 에이스입니다.

일단, 브릿지에서 읽는 소설은 판타지와 단편 글 몇가지가 전부인데,

작가님의 글을 저의 첫 리뷰작품으로 선정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스포일러는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도 편안하게 리뷰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리뷰의 흐름상 다소 추가된 소설의 부분적인 줄거리는 있습니다.

 


 

< 문 뒤의 마리안느 > 는 중세시대 배경의 호러 판타지입니다.

수녀들과 사제(신부)가 나온다는 점에서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더넌>과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줄거리는 사뭇 다릅니다.

거대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하는 더넌과는 달리, 마리안느는 ‘트루아’의 수상한 ‘저택’이 주요 배경이지요.

문에서 나오는 손에 대한 묘사도 영화 컨져링과도 조금 비슷한 느낌이지만, 앞서 말했듯 영화의 내용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저 작가님도 공포 영화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을 뿐이고 그만큼 글을 읽으며 영상화된 장면을 보는 느낌을 군데군데 받아 좋았습니다.

어쨌거나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야기의 초반이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도입부였지요.

게다가 악마를 ‘퇴치’하는 것이 등장인물들의 1차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점 역시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으니 패스하고

호러와 판타지의 접목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게다가 극초반의 전개는(대략 5화 이전까지) 추리물을 읽는듯한 기분까지 들게 합니다.

작가님이 강조하신 ‘로우 판타지’라는 장르에도 어느정도 부합한다고 생각하지요.

천천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선선한 흥미를 유발하며,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는 이상하리만큼 흡입력 또한 좋습니다.

이러한 중세시설 배경의 판타지 소설 특징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길고 낯설어 특징이나 누가 누군지 기억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는데, 문 뒤의 마리안느는 모든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성격이 뚜렷하며

(괴팍해 보이고 무서워 보이지만 다소 엉뚱하고 심각하게 똑똑한 크리스틴이라던가, 멍청하고 소심해 보이는 테오도르, 심지어 소름끼치게 무서운 마리안느의 장난끼까지)

소설속에는 정확히 필요한 구성원들만 등장한다는 특징이자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는 거의 농부1.2 이정도 수준으로 분류됩니다.) 몇 화만 읽어 보셔도 등장인물을 구별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름을 크게 어렵게 짓지 않은 것도 한몫하는 듯 하고요^^

특히 제 기억에는 8~10화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지기 시작합니다.

크리스틴의 저택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점부터요.

<이름이 불려 완성되는 악마> 라는 초반의 설정은 매우 참신하고 좋았습니다.

컨져링(2) 같은 경우 이름을 알면 악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에 반해 완전한 반대의 경우이지요.

이 점은 ‘공포에서부터의 해결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섬뜩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회차가 거듭날수록 이 설정은 점점 희미해져간다는 점이지요 .

마리안느짱~! 나라도 이름을 불러줄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요 설정을 조금 더 소름끼치게 묘사하여 이끌고 왔어도 재미졌을것 같습니다.

대대로 열쇠공이었다는 록 가의 직업설정도 좋았는데요,

일단 주인공이 열쇠공인 글은 처음 읽고, 게다가 연금술사이기까지하다는 점이 신박하지요.

그 외에도 크리스틴에게는 한 가지 직업이 더 있으니 글을 읽고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가끔 보이는 재치있는 표현들은, 읽는 맛을 나게 해 주기도 합니다.

8화의

아주 가끔 바람이 거친 날 괴이한 짐승 울음소리가 숲을 빠져나와 꼬마아이들 간을 콩알만하게 만들곤 했다.

같은 부분이 저는 인상깊게 느껴졌습니다.

괴이한 짐승들의 정체 역시 글을 읽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짐승들의 경우 상당히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작중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보다 더요..

 

회차를 거듭낼수록, 궁금해집니다.

처음에는 마리안느의 정체를, 그 후에는 크리스틴의 정체를.

주인공의 정체가 궁금한 소설은 꽤나 오랜만에 읽습니다.

“두려워하면 두려워할수록 마리안느를 자극한다.”

크리스틴이 테오도르에게 처음 마리안느를 보여주며 한 말이죠.

심상찮은 마리안느의 ‘정체’는 그가 무엇인지 독자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처음 ‘문 뒤에서 오른손을 노리던 악마’ 는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이 바로 나와 버려서 조금 김이 빠지긴 하지만요.

마리안느의 본격적인 등장부터, 이야기는 점점 공포소설답게 변합니다.

이자벨라의 장례식 이후에 사용인들이 모두 저택을 떠나간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가더군요,

참고로 저역시 크리스틴이 매달 세후 300만원 이상을 준대도 저택에서 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존재감 넘치는 악마는, 클래식하지만 기괴하고 소름돋는 행동들이 참 무서워요.

 저택에서 테오도르 친구들(가브리엘라 수녀 등)이 겪는 차분한 공포의 묘사는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무서워도 즐거웠을테지만, 마리안느의 존재감은 글의 마지막화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굳건하므로 만족합니다.

저택과 마녀로 의심받는 비밀스런 주인공 크리스틴, 그리고 애나벨처럼 인형 속에 빙의된 악마 마리안느와 트루아 사람들을 중점으로 이야기는 점점 반전의 반전(?)을 향해갑니다.

 

누구든 뒤에서 일을 꾸민 사람이 나쁘다고요!

제일 좋아했던 등장인물인 미셸의 말이자, 제가 꼽은 명대사입니다.

어쩌면 이 글의 주제를 보여주는 것도 같지요.

인간이 지닌 추악한 욕심과 욕망에 대하여 조금 가볍게 내비친 작가님의 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자세히 역시 스포라서 언급할 수 없지만, <마녀 재판>을 소재로 사용함으로서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저는 캐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행동까지도..

저 당시 마녀로 지목당해 화형대까지 오르면, 화형(=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선택’ 이 크리스틴에게는 잘 된 일이자 당연한 일이었지만, 저는 조금 소름돋기도 했습니다.

당시 시대배경에, 그 정도로 이익을 우선시하다니!..

화형이 집행되고, 크리스틴의 묘기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구출될 것이라 예상했던 저는 뻔 하지 않은 전개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나저나 테오도르 녀석, 후반부에 진입될수록 예상보다 더 쓸모없네요.)

그리고 내용이 의미하는, 어쩌면 공포를 이겨낸 인간에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고요.

칭찬만 한 것 같으니, 단점을 조금 이야기해보자면

야콥이 구해진 초반 부분에서 ‘경찰’이라는 단어보다는 자경단이나 치안단 혹은 헌병대라는 단어를 썼더라면 조금 더 몰입하기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실상 <주술사>와 <마술사>의 차이점을 두드러지게 느끼지 못하였는데요, 주영신과 크리스틴으로만 비교하자니 설명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리안느를 봉인해 놓은 것이 주영신인데, 그만한 힘을 가진 주영신은 주술사로서 마리안느를 부릴 수는 없었던 걸까요? 이 부분은 더 궁금하기도 합니다.

주영신이 의외로 일찍 생을 마감한 것도(비석에 써 있는것 읽었음) 안타깝고요.

아직까지 살아있었더라면 제 시력도 주영신이 좋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나..

또한 마리아의 끝도 없는 ‘욕심’과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 또한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소심한 테오도르 역시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고요.

특히 마지막은, 여지껏 보여준 그의 모습과는 확실히 대조되는~적어도 제가 테오도르였으면 이해하지 못할 행동입니다. 제 개인적인 고찰이니 테오도르를 이해한 독자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오히려 가장 비정상적인 인물인 크리스틴이 안쓰럽고 이해될 정도라니.

사실상 트루아를 가장 사랑‘했던’ 것은 그녀였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제일 좋아했던(미셸제외) 등장인물인 블랑쉐와, 크리스틴이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하지만 불행하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불행함을 덧붙인 이유 역시 스포라 밝히지 않겠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판타지 호러.

다른 분들도 제 리뷰를 보시고 구미가 당기시는 분이 있다면,

특히 혼자 사시는 분들!

문단속을 잘 하고, 문 뒤의 마리안느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리안느는 이제 자유가 되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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