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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說は天帝に捧げる果物、一行でも腐っていてはならない -나카이 히데오
해석해보자면, ‘소설은 천제에게 바치는 과실, 단 한 줄의 문장이라도 썩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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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쪽 기서(奇書)에 빠진 적이 있었다. 아마 위에 인용한 문장으로 대표되는 매력(혹은 마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마니악한 작품들이라는 열악한 조건 때문에 많이 읽어보지 못했던 건 아쉽다. 허무에의 제물은 번역이 안 좋다는 얘기가 많아 꺼려졌고, 코즈믹은 몇 년 째 정발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고, 작중에서도 언급되는 정발본이 없는 야마오 유코라던가, 좀 봐보려고 하니 절판된 NT라이브러리 시리즈(토비 히로타카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라던가, 정발이 되다가 만 야부키 가케루 시리즈나 기타 등등.
어쨌든 야마오 유코 등등 여러 작가들을 읽은 사람의 감상을 보며,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름들을 들어 흥취에 젖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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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여러모로 작품 외적으로 재밌었던 부분이 많았다.
이를테면 ‘https://britg.kr/reviewer-novel-curation/77200/’에서 댓글을 통해 작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마침 리뷰 공모 중인 작품도 있었다는 우연이 있었다.
만약 내가 큐레이션을 쓸 생각이 없었다면, 이 작품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또 작중에서는 여러 작가가 언급되는데,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 두 작가는 야마오 유코와 노아 아즈사다.
대단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는 묘사가 이어져, 야마오 유코와 노아 아즈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 찾아봤는데 두 작가 모두 정발된 책이 없었다. 아쉽게 여기며 계속 읽었다.
그러나 이즈음 나는 한 가지 의문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묘하게 익숙했다. 노아 아즈사는 전혀 모르겠지만, 야마오 유코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읽을 때, 왠지 어디선가 이 작가의 글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독서기록을 쭉 찾아보니, 있었다. 약 10년 전에 단편을 하나 읽은 적이 있었다. 작품 자체는 지금도 머리에 남아있는데, 그게 야마오 유코의 작품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나도 작품 속 인물들처럼 ‘작품집성’으로 입문했었다. 어쨌든 신기한 우연이다.
-위의 말을 정리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 작품의 장점은 작가들과 책에 대한 작가의 애정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남이 즐겁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기분? 게다가 언급되는 작가들과 작품들을 읽고 싶다는 마음도 들게 한다.
-가독성이 좋다
단점
-야마오 유코까지는 괜찮았는데, 이어서 토비 히로타카, 미나가와 히로코 등이 언급될 때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파악해보는 것뿐이긴 하지만, 언급되는 작가들의 스타일은 한 테두리 안에 모아놓을 수 있을 정도로 어떤 일관성이 보이는데(까놓고 말해 탐미주의) 정작 이 ‘책과 친구의 계절’이라는 작품 자체는 그 작가들의 스타일과는 많은 공통점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의 스타일도 그 작가들의 작품들과 일치시킴으로서, 어떤 양식미를 보일 수도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 좀 아쉽게 느껴졌다(물론 알아보는 사람은 적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