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까진 누구나 계획이 있었다… 읽기 전까지는… 공모 공모채택

대상작품: (소등 모음집) – 치킨게임 (작가: 엄성용, 작품정보)
리뷰어: 김귤, 19년 2월, 조회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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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장르를 뭐라고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흔한 SF 장르의 형식을 따르다가 어느 순간 스릴러물로 급선회하는 듯하다가 결말은 어딘가 영화 『웰리스와 그로밋-전자바지 소동』을 연상케 한다. 우주선에서 동면 중 문제가 생겨 나만 생존했다는 얘기는 이미 SF영화에서 흔한 설정이지만 꾸꾸의 존재감이 과시되는 순간부터는 장르의 벽이 무너지고 종잡을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 이것은 매드사이언티스트이자, 사이코패스였던 『웰리스와 그로밋-전자바지 소동』의 펭귄과 오버랩되는 조류에 대한 공포다.

제목은 어째서 치킨게임인가. 결과적으로 차선을 선택하지 않고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냈으니 부합하는 결말이다. 인간은 생존에서 패배했고 살아남은 것은 비인간종이며 유일한 희망이었던 외계인과의 협상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짤막한 길이였기 때문에 이토록 긴박감 있는 전개가 가능했던 것 같다. 닭의 발 대신에 다른 동물의 팔을 이식할 수 있다는 발상이 섬뜩하게 다가오지만 인간이 조류에게 어이없이 당했다는 지점에서는 실소가 나온다.

꾸꾸의 생존을 위한 탈출기행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장편의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긴다. 기왕이면 나중에 400매 정도의 장편소설로 다시금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중반 이후부터 급전개되는 느낌이 강해서 읽는 이에게는 속도감이 급변하는 느낌을 준다. 애초에 인간과 눈치게임과 심리전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스릴러물로 기획하면 또 어떨지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p.s. 영화를 살펴보니 기억에 착오가 있더군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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