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입으로 바람을 불면 하얀 입김이 퍼지는 그 계절에 혼자라면 느꼈을 온도를 뒤로하고 희가 경을 만났다. 왠지 그들의 이름은 외자가 아닐 것 같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이름의 끝자만을 따서 부르는 이들의 이름은 경계를 뒤로 하고 오랜만에 만나 조우했다. 무슨 일인지 경은 큰집을 다녀왔고, 일정 시간이 지나서야 문을 열고 희를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의 투박한 인사 속에 애정이 묻어나고, 그들이 탁구공처럼 주고 받은 이야기들 속에서 솔솔 훈김이 퍼져 나간다. 돌려서 말하기 보다는 직접적인 근황들. 그들이 구사하는 음율이 베인 사투리는 이야기를 더 정겹게 만든다.
무뚝뚝한 경의 말투와 먼저 행동을 보이지 않는 남자지만 희는 이 남자가 마음이 변했는가 싶어 택시를 기다리면서 팔을 활짝 벌려본다. 그녀의 몸짓을 알았는지 경은 이내 알아차리고 댕댕이마냥 힘껏 그녀를 향해 걸어가 그녀를 품는다.
마치 모기업의 **파이 광고처럼 말하지 않아요~라는 광고의 로고송이 울려퍼지는 것처럼 그 이후의 남자는 험악한 인상과 관자놀이에 칼자국, 한 덩치하는 이지만 그 앞에 선 여자에게는 순두부처럼 다정한 사내로 그녀를 배려한다.
칼칼함 보다는 보들보들, 입안에 넣으면 달짝지근한 맛이 느껴지는 보글보글한 순두부찌개처럼 그날의 일상은 따듯하고도 뜨거운 연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서늘한 날씨를 단번에 날려줄 달큼함이 느껴지는 짧은 단편의 이야기다. 구수한 사투리와 연인의 마음이 몽실몽실하게 느껴져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내일은 나도 그들처럼 순두부찌개나 만들어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