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쟁이치고는 남의 글을 잘 안 읽는 축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일년 전의 글을 읽고, 제 첫 리뷰도 쓰는 데에는 딱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제목에 어그로가 끌렸습니다.
생업과 글쓰기, 와우 레이드로 지쳐있던 제 눈에 비친 것은 그저 스쳐가는 텍스트가 아니었습니다.
과연 저 뉴-호라이즌 너머에 대체 무슨 글을 써놓은건지, 궁금증을 간지럽히는 깃털이었습니다.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을 처음 본 것과 같은 강렬함에 사로잡힌 저는 고민했습니다.
‘문체부에서 손을 쓴건가?’
그럴리가 없었습니다. 이 글은 인기작품까지 올라와 있었고, 무엇보다 이미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홀린 듯 제목을 클릭했고,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던 티켓을 오프라인으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2. 평.창 해버렸습니다.
형태가 순한 맛의 부조리극을 띄고 있지만, 이런 해석은 작가님께서 원하시는 해석은 아닐겁니다.
여기에는 오롯이 하나된 열정만 있을 뿐 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루한 눈으로 읽고 있었습니다. 다들 그러셨을지도 모릅니다. 그 문단 전 까지는요.
당신이 평창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저는 해발고도 700m에 바로 선, 상쾌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P가 합격한 이유를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됐습니다. P는 지갑도 채우고, 어머니와 연락도 트고. 평창의 기적이네요.
… 사회적 평판은 조금 잃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잘됐습니다.
이번 일을 기회로 P는 평생을 함께할 VISA 웨어러블 카드 같은 반쪽도 찾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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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홀린듯 리뷰를 쓰다가 계좌에 50만원이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보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어느덧 깊은 밤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버스를 잡아타고 평창으로 가고 싶은, 그런 밤입니다.
서산 버스 터미널에는 공식 스토어가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쉽습니다.
리뷰까지 쓰는 이유가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릇된 판단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유가 딱 하나면 너무 외롭고 둘은 하나이며, 당신은 평창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