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님의 개구리 처녀를 읽고 공모 공모채택

대상작품: 개구리 처녀 (작가: 탱탱, 작품정보)
리뷰어: 녹음익, 18년 10월, 조회 119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품은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읽게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 드립니다.

초반부의 긴장감은 그야말로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누구나 운이 나쁘다면 겪을 수 있는 일들이었고, 그 디테일 또한 징그러울 정도로 현실적인 느낌이라 마치 제가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 같이 몰입한 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문체 또한 공포감을 효과적으로 배가시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제된 문어체가 아니라 냉소적이고 비꼬는 듯한 정서를 담은 구어체가 섞여 있는 문장들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 때문에 원한이라는 감정을 주요 소재로 다루는 작품의 분위기가 좀 더 강화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요소이기는 하지만 반복되는 단어를 사용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방식도 몹시 무서웠습니다.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비슷한 형식을 보았을 때도 매우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원혼의 악의 서린 목소리를 대변하는 도구로서 굉장히 잘 활용된 것 같았습니다.

저주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참신했습니다. 원혼이 복수하는 내용을 다룬 작품은 많이 있지만 이 작품이 묘사한 저주는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활활 타오른다기보다는 깊은 연못의 물처럼 냉하고 무겁고 고요한, 일종의 체념적인 정서를 가진 저주라는 설정이 개구리라는 이미지, 그리고 작품의 독특한 문체와 어우러져 정말로 기묘하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교사가 사고를 당한 뒤 마을에 재난이 일어나는 부분의 연결성만은 다소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부에 교사가 당한 일들은 치가 떨릴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만 정작 궁극적인 파국을 이끌어낸 유인은 사실상 교사 본인의 실수였기에 그것이 끔찍스러운 저주로 이어진다는 전개가 조금 의아했던 것입니다. 교사가 겪었던 일의 심각성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뒷말을 통해 한 사람을 망가뜨리는 일은 꼭 폐쇄적인 시골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학교나 직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그런 사례들과 비교했을 때 왜 교사의 일만은 저주로까지 발전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 아쉬웠다는 의미입니다. 링 시리즈의 사다코처럼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던가(초능력이 문제는 아니었지만….), 샤이닝의 오버룩 호텔처럼 터가 좋지 않았다던가 하는 설정이 가볍게라도 있었으면 싶었습니다. 이러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의 뒷말이라는 원한의 근원과 잘 호응되지 않는 지나치게 난폭하고 단선적인 저주의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쓰고 보니 조금 있는 단점을 침소봉대하는 것처럼 되었지만 이것은 제가 수없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작품에서 느꼈던 약간의 아쉬운 점일 뿐입니다.

기묘한 분위기, 생생한 현실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정서적 울림을 전해주는 죄책감에 대한 주제의식 등이 매끄럽게 어우러진, 정말로 훌륭한 공포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