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아기자기함만이 남은 작품 공모

대상작품: 장화와 홍련이 (작가: 글터파수꾼,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18년 9월, 조회 41

나부터 분량이 짧은 소설을, 몇 편이나 쓴 주제에 뭐라 말하는 거냐 싶지만, 글의 분량이 35매인 걸 보고 대체 소설에서 고작 35매로 뭘 할 수가 있다는 거지? 라는 의문을 느낀 게 이 글에 대한 첫 감상이었다.

사실 35매면 나쁘지 않은 분량이긴 하다.

읽으면서 느낀 문제점은 크게 보자면 두 가지였다.

장화홍련전을 제대로 정독해본 적이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는 대강만 알고 있다. 그런 터라 솔직히 장화와 홍련이의 내용이 장화홍련전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 다만, 원전 내용을 그대로 요약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별다른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누가 이 내용 그대로 장화홍련전이라고 얘기를 했어도 믿었을 건데, 본론만 말하자면, 그런 면이 문제였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각색이 들어갔는지와는 상관없이, 딱히 각색한 의미를 못 느낄만큼 이야기가 고전적이다.

두 번째로 느낀 문제점은 내가 무엇을 기대하고 읽었느냐 하는 점에 대한 것이라, 이 부분은 독자마다 개인차가 크긴 할 것이다.

우선 장화와 홍련이라기에 오랜만에 영화 장화홍련의 OST인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들으면서 글을 읽었다. 물론 글과는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았다..이런 것을 문제 삼고 싶은 건 아니다.

어느 정도는 첫 째로 꼽은 문제점인 이야기가 고전적이라는 얘기와 이어지는 것인데, 이 글은 제목이 ‘장화와 홍련이’인데도 불구하고 홍련이는 잠깐 언급만 될 뿐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고전 작품에 대한 성공적인 리메이크란 무엇일까. 원작을 크게 바꾸지 않고 발전한 현대의 기술력으로 다시 만드는 것, 모티브만 빌려오고 그냥 영화 자체를 잘 만드는 것, 원작의 조연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원작의 맹점을 살리는 것…이 작품은 어느 것도 아니었다. 재미가 없는 작품은 아니다. 다만 원작을 떼놓고 보면 그 자체로는 다소 부실하고, 원작과 같이 놓고 생각해보면 리메이크를 한 의의를 모르겠다.

요컨대 이건 그저 이런 식으로 되어있다, 고 밖에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나쁜 의미는 아니라, 제목에도 썼듯이 글을 쓴 의의는 찾기 어렵고 일종의 아기자기함만이 남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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