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결말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과외활동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비마커, 18년 8월, 조회 142

학생이 주인공인 스릴러다. 비밀세력에 대항한다는, 전통적인 플롯의 스릴러인데, 학생 추리물은 자주 보이는 데에 반해 학생 스릴러는 그다지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주 보이지 않는 건, 역시 학생을 주인공으로는 스릴러를 쓰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주인공을 학생으로 바꿀 수 있는가? 단순히 할 수 있다 없다에 대한 답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라, 과연 바꿨을 때 더 나은 작품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창’과 ‘디스터비아’를, 대실 해밋의 작품과 ‘브릭’을 비교해보면 명확하다.

학생인 주인공이 학생(청소년)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어른의 영역이던 스릴러라는 무대의 주연을 뺏을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학생이 주인공인 스릴러에도 좋은 작품은 많지만, 아무래도 앞서 말했던 전통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노선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과외활동은 학생을 주인공으로 삼았음에도 꽤 제대로 스릴러의 재미를 구현한, 말하자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쉬운 점을 꼽자면 사건을 해결해도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이득이 없다는 점이었다. 연극이론에서 주인공의 위치는 높은 곳->낮은 곳(비극) & 낮은 곳->높은 곳(희극)으로 변화한다. 더 다채롭게 하자면 높은 곳->낮은 곳->높은 곳 식인데, 과외활동의 주인공의 위치는 낮은 곳->더 낮은 곳->(위기를 해결한다고 해도)처음의 낮은 곳이다. 같은 일상->비일상->일상으로 돌아가는 구조라도 이는 큰 차이가 있다.

주인공으로선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 조건은 극이 굴러가기 위한 최소한의 동력일 뿐으로, 내가 볼 땐 필사적으로 쟁취할 만큼 처음의 일상이 중요한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막말로 주인공의 처음 위치는 당장 자살준비를 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정도다. 집에 돌아가서 삼촌에게 얻어맞고, 삼촌이 자는 사이에 연탄불 피워서 동반자살하며 끝났어도 개연성 있는 전개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행동하는 점에 공감되지 않았었다. 위기를 해결할 때, 위기만큼이나 행복을 명확히 안배해두었다면 더 몰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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