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살아줘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I에게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임시제, 18년 8월, 조회 67

이 작품은 중단편 코너에 올라온 것들을 쭉 둘러보다, 우연히 익숙한 이름의 작가명을 발견해 읽어보게 됐다. 이 작품은 ‘잿빛 하늘의 검’이라는 작품을 연재하는 AL작가님의 단편으로 장르는 SF, 로맨스이다.

 

작중 주요인물은 총 4명이 나온다.

‘안톤’, ‘멜리사’, ‘루이자’, ‘뤄양’.

이 중 둘은 인간이고, 둘은 로봇이다. 작중 설정 상 근미래가 배경이며, 로봇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세미나 발표가 난 세계다. 로봇의 감정에 관한 연구를 하던 과학자 루이자는 눈물을 흘리는 로봇 뤄양과 세미나에 나와 이를 증명했고, 이는 곧 인류의 파멸을 불러일으킨다. 루이자는 이러한 파장을 일으킨 뒤 자살하고 그를 따라 뤄양도 자살한다.

로봇들은 몇 년 뒤, 루이자가 로봇에게 감정이 있다는 발표를 한 날인 3월 10일에 인류를 다 죽이고자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던 안톤과 멜리사는 각자의 끝을 준비한다. 인간인 안톤은 로봇들 입장에서는 배신자인 멜리사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백교수라는 인물에게 보내려 하고, 멜리사는 안톤을 살리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이 소설의 중심을 관통하는 것은 리뷰 제목과 같이 ‘너는 살아줘’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려 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가슴이 저릿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로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물론 작중에서는 인간과 로봇을 구분하기 위해, 인간은 몸속에 칩을 심고 로봇은 칩을 안 심는다). 그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나오지, 딱히 인간들만이 갖고 있는 인간성, 로봇만의 감정 없는 기계적인 모습은 안 보인다. 특히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안톤, 멜리사의 경우를 보면 누가 인간이고, 로봇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담백하게 인간, 로봇 티를 내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더 후반부의 반전 아닌 반전과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후반부 같은 경우,

서로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려하는 안톤과 멜리사.

모두를 구하고자 하는 루이자와 그에 함께하는 뤄양.

루이자, 뤄양 파트도 안톤, 멜리사 파트와 번갈아가며 계속 나오는데, 이미 초반부에 그들이 자살했음이 나와 그런지 이어지는 둘의 대화가 더욱 더 슬프게 느껴진다.

두 연인들의 모습을 보면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이 남는다. 평소 SF를 멀리하는 사람이라도 영화나 드라마로 익숙한 로봇, 인공지능, 감정에 관한 소재이기에 거부감 없이 잘 읽혀 나가리라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꼭 읽어봤으면 싶은 작품이다.

 

작가님의 후기에도 적혀 있듯이, 이 작품은 2016년에 낸 단편소설집에 수록된 단편이라 한다. 수록된 단편으로는 ‘I에게’ 외에도 ‘물 밖의 인어’라는 작품도 있다고 한다. 둘 다 브릿G에 올라온 상태라니, 바로 다른 작품도 봐야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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